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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첫 한·미 고위급 관세 협상서 美 요구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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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8 16:21:00 수정 : 2025-06-28 16: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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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수입·알래스카 가스 개발 참여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진행된 한·미 고위급 관세 협상에서 소고기 수입 규제 완화부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까지 미국 측 다양한 요구가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우리나라는 양국에 상호호혜적인 협상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지난 22∼27일(현지시간) 동안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장관 등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 토드 영 상원의원 등 의회 주요 인사를 만나 한·미 주요 통상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방미에서 여 본부장이 다방면으로 주요 인사를 접촉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이 상호보완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전략을 소개하고, 이번 통상협상에도 신의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의지를 알렸다고 전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버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에너지 차르’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27일 백악관을 방문한 여 본부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나라가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에너지 협력,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듣고 논의했다”며 “미국에 여러 에너지 프로젝트가 있는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특정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알래스카 프로젝트 하나다’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24∼26일 진행한 한·미 3차 기술협의에서도 전보다 구체화한 요구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박정성 무역투자실장을 실무대표로 하는 산업부 및 관계부처 대미협상 태스크포스(TF)가 이번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 협상단은 국가별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 언급된 다수 우리나라 ‘비관세 장벽’ 문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농산물과 디지털 분야에서 구체적 행동에 나서 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NTE보고서는 우리나라가 하고 있는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사과·배 등 일부 농산물 시장 접근 미승인 지속, 가공 쇠고기 제품 수입 금지, 위치기반 데이터 수출 제한(구글 정밀지도 반출 문제), 망 사용료 지불 등을 비관세 조치로 적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비관세 장벽에 사실 소고기나 농업은 우리가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협상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모든 것을 다 반영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농산물과 관련한 ‘현상 변경’에 조심스러운 태도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 산업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계돼 관세 최소화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추구하는 ‘제조업 부흥’을 위해서라도 공급망이 밀접하게 연결된 우리나라 철강,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악관이 관세 협상 시한을 9월까지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으나 실제로 협상 기간이 연장되더라도 현재는 다음달이 미국과 협의에 주요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선호할 만한 제안을 가져오는 협상국에만 선별적으로 상호관세를 유예할 수 있어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오해를 살 행동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협상팀 인식이다. 결국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줄지 결단하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같은 사업 위험이 큰 결정은 정상이 나서야 할 가능성이 크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협상이 아니라 향후 한·미 간 협력 틀을 새롭게 구축할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미국 관세조치로 인해 그간 양국이 쌓아온 협력 모멘텀이 약화되지 않도록 미측과 치열하게 협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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