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물 싫어해…살충제 대신 물 뿌려 제거하면 돼”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거 발견되고 있다. ‘혐오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생태계에선 ‘익충’으로 분류되며 친환경 방제 방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2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붉은등우단털파리 발생 민원은 9296건으로 전년(4418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러브버그는 붉은색의 가슴과 검은색의 날개를 가진 소형 곤충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대량 출몰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익충이다. 이슬이나 꽃의 꿀을 먹고 사는데, 사람을 물진 않는다. 밝은 불빛을 좋아해 도심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다만 여름철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비행해 ‘유행성 생활 불쾌 곤충’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선 2022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기 시작했다. 서울 시내에서는 주로 은평구 등 서북쪽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다가 최근엔 서울 전역에서 목격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초여름인 6~7월에 개체 수가 급증한다. 성충 수컷은 3∼4일, 암컷은 일주일가량 생존한다. 한 번에 200∼300개 알을 낳지만 생존율이 높지 않다. 대규모로 나타난 뒤 2주가량이 지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7월 중순 쯤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환경단체 등은 러브버그가 인간에게 손해를 끼치는 기간은 1주일 남짓이라고 보고 있다.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사용해 제거하면 전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지자체에서는 화학적 방역은 지양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국립생물자원관과 친환경 관리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서울시는 LED 전구 빛을 사용해 러브버그를 잡는 친환경 광원포집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러브버그가 꽃향기를 찾는 습성을 이용해 향으로 포집하는 시범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가정이나 야외에서 달려드는 러브버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예방 수칙으로는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자주 세차하기 △끈끈이 트랩 설치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살충제 대신 휴지·빗자루를 이용하거나 물을 뿌리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러브버그는 붉은색을 선호하는 만큼 장기간 야외 활동 시 어두운색 옷을 입는 게 도움이 된다.
서울시는 “러브버그는 오래 비행하지 못하고 날개가 약하고 물을 싫어한다”며 “유리창이나 차에 붙은 러브버그는 물을 뿌려서 제거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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