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우유철/세이코리아/2만3000원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공업을 기반으로 경제를 꾸려나가는 국가라면 반드시 ‘제철소’를 갖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제선, 제강, 압연’의 세 가지 공정을 한곳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는 제철소의 꽃이다. 수십 개의 공장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과정은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다.
‘만 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는 현대제철의 CEO를 지낸 저자가 국내에서 민간 기업 최초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한 현대의 대역사에 관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일관제철소 건설은 옛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 때부터 현대의 숙원사업이었다. 이는 아들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대에 이르러 30년 만에 이뤄졌다. 이러한 위업이 성취되기까지 두 사람의 주역이 활약했다. 바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저자인 우유철 현대제철 전 CEO다.

저자는 본래 로켓 엔진 개발을 맡은 엔지니어였고, 이전까지 철강산업과는 일절 연관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이 현대의 숙원사업을 성공시킬 사람으로 직접 발탁한 뒤, 우유철은 당진제철소 마스터플랜 입안과 건설, 운영까지 모두 맡아 이뤄냈다.
책에는 여러 차례의 좌절 끝에 성공한 현대의 제철 사업 도전, 당진제철소의 건설 작업과 운영에 이르는 치열했던 경과, 그 과정에서 한 엔지니어가 리더십의 본질을 깨달아가며 거대한 제철소의 CEO가 되어가는 모습이 여실히 담겨 있다. 저자는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현대 정신, 과업과 물아일체가 되어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 경험,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정몽구의 뛰어난 리더십을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은 현대의 도전과 집념, 시대를 막론하고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기혁신의 본질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라 할만하다. 조직 경영과 리더십의 현장이 궁금한 이들에게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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