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비자면접 중단지시 하루 만에
희토류 수출 통제 맞서 보복 조치도
中 “유학생 합법적 권익 훼손” 반발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분야를 넘나들며 다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동시에 중국 항공·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핵심 기술 수출을 차단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외국인 학생 비자 면접 중단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로,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이민자 단속 강화, 미·중 무역협상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중요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이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에서 ‘공산당’과 ‘중요한 분야’가 언급되면서 이번 조치는 다른 대(對)중국 조치와 더불어 안보 수호와 기술 경쟁의 성격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유학생들이 핵심기술 분야에 진입해 첨단기술을 탈취해간다는 인식 아래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왔다. 중국은 인도에 이어 미국 유학생이 두 번째로 많은 나라로,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은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2019년 37만여명에서 2024년 27만7000여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지만 여전히 미국 내 전체 유학생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데올로기와 국가 안보를 구실로 중국 유학생 비자를 억지스레 취소하는 것은 중국 유학생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국의 정상적 인문 교류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낸 중국에 기간산업의 필수 기술을 차단하는 보복에도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항공기 엔진, 반도체, 특정 화학물질 등 핵심기술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일부 핵심 부품과 기술 수출을 중단시켰다. COMAC는 16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2022년 보잉737과 비슷한 크기의 자체 제작 항공기 C919를 완성했지만, 엔진을 비롯해 전력 공급 시스템 등 항공기 제어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은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