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치열하고 청렴한 삶”
2021년 경선서 ‘명낙’ 갈등 점화
민주 “내란세력에 안긴 변절자”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 고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악연’이 이어지게 됐다. 20대 대선 경선부터 이 후보와 갈등을 이어온 이 고문은 이 후보의 당선을 ‘괴물 독재국가’ 탄생이라 칭하며 적대적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명낙대전’ 후 갈등 지속… ‘대장동’ 악연
이 상임고문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 상임고문은 “김 후보와 저는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운영, 제7 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를 두고 “간간이 돌출한 극단적 인식과 특정 종교인과의 관계 등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 친화적·현장 밀착적인 공직 수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래서 제 한표를 그(김문수)에게 주기로 했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정계 입문 때부터 민주당에 몸담아온 이 고문은 20대 대선 전후로 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다 지난해 1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특히 이 후보와 ‘명낙대전’이라 일컬어지는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두 사람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당시 이 후보에 대한 최대 악재 중 하나였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도 이 고문 측이 최초로 제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고문 최측근으로 꼽히는 남평오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은 자신이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민주당 탈당 뒤 “이재명도 청산” 주장
이 후보가 민주당의 20대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이 고문이 선거를 지원하며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대선 이후 ‘이재명계’가 당 주류로 떠오르면서 이 고문의 입지는 점차 축소됐다.
이 고문은 지난해 민주당 탈당과 ‘새로운미래’ 창당을 선언하면서도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후 열린 총선에서 새로운미래는 세종갑에 출마한 김종민 의원을 제외한 전 후보가 낙선했다. 이 고문 자신도 광주 광산구을에서 민주당 민형배 후보에 큰 득표율 차이(민형배 76.09%, 이낙연 13.84%)를 기록하며 패배했다.
이번 조기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은 다시 이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이 후보와 ‘악연’이 있던 박용진 의원도 “(이 고문이) 내란 심판과 정권 교체라는 대의명분이 큰 틀에서 함께해주면 좋겠다”(2월24일 CBS라디오)고 했다.
이 고문은 그러나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국가 리스크가 된다”(2월26일 MBN)거나 “윤석열과 이재명에 의해 주도된 정치를 이번 기회에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가는 것이 옳다”(2월27일 시사저널)며 이 후보와의 ‘합류’를 거부했다.
이 고문의 이날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을 두고 민주당은 논평에서 “자신을 키워준 민주당원과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민주세력으로부터 온갖 단물 다 빨아먹고 이제는 내란 세력 품에 안긴 변절자들의 연합이자 ‘사쿠라’(변절한 정치인)의 연합이자 네거티브 연합이어서 한국 정치의 폐해를 이번 선거로 마무리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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