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홍채 정보를 수집해 가상화폐에 가입시키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3월 청소년들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홍채를 수집해 가상화폐에 가입시키는 신종 범죄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청소년들은 오픈채팅방에서 “관악구의 한 카페에서 홍채 사진을 찍으면 현금 2만원을 입금해준다”는 말에 현혹돼 신원을 알 수 없는 조직에 홍채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카페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홍채 정보를 ‘오브’(Orb)라는 인식 기구를 활용해 수집한 뒤 가상화폐인 ‘월드코인’에 가입했다. 월드코인은 2023년 7월 출시된 홍채 인식 기반 가상 화폐다.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이 알렉스 블라니아와 공동 개발했다. 오브로 홍채 정보를 인식하면 해당 정보는 자료화돼 블록체인에 연결된다. 이후 실제 사람이라고 확인되면 ‘월드ID’가 생성되는데, 이 ID로 가상자산 지갑인 ‘월드 앱’을 만들어 월드코인을 보관할 수 있다.
월드코인은 수집된 데이터가 암호화돼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월드코인의 운영을 중단했거나 조사에 착수한 국가는 홍콩, 스페인 등 10곳이 넘는다. 현재 한국에서 월드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거래되고 있다.
용의자들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이들 보호자의 개인정보도 수집해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부터 미성년자의 가상화폐 거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규모와 용의자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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