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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총격 피살

입력 : 2025-05-22 20:00:00 수정 : 2025-05-22 21: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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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박물관 행사 참석했다 참변
약혼 앞둔 사이… 안타까움 더해
용의자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쳐

이스라엘 “反유대주의 선동의 결과”
트럼프 “끔찍한 살인 당장 종식돼야”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미국 워싱턴 소재 유대인 박물관 행사에 참석했다가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체포 도중 “팔레스타인을 자유롭게 하라”고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펼치는 강경한 군사행동과 봉쇄 등에 대한 극단적 형태의 반발로 보인다. 미국 내 ‘반(反)유대주의’가 작동한 것이란 목소리도 강하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워싱턴 캐피털 유대인 박물관 인근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두 명이 무고하게 살해당했다”면서 “이 타락한 범인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적었다. 예히엘 레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자유 팔레스타인’의 이름으로 총격을 당한 커플은 약혼을 앞둔 젊은 남녀였으며 남성은 며칠 전 다음 주 예루살렘에서 청혼할 생각으로 반지를 샀다”고 전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비감한 현장 주미 이스라엘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을 받아 숨진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털 유대인 박물관 인근 사건 현장에서 한 사람이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두른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이 사건에는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강경 군사행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박물관에서 행사를 마치고 나오던 중 근거리에서 총격을 당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미 CNN 방송에 “바깥에서 총성이 울린 후 한 남자가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왔는데, 경비원들은 그가 목격자라고 생각하고 물을 주며 위로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남자는 경비원들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약 10분 뒤 경찰이 도착하자 ‘내가 쐈다. 가자지구를 위해 쐈다.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라며 소리쳤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피살된 미국 워싱턴DC 거리.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직후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이 끔찍한 살인은 당장 종식되어야 한다”며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적었다. 반유대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 등 미국 명문 사립대를 압박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대학들이 반유대주의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사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번 통화했다”면서 “연방 정부 기관이 워싱턴 당국과 협력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엑스에서 “이 끔찍한 총격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유대주의의 또 다른 사례로 보인다”고 일갈했다.

 

이스라엘도 사건과 관련해 분노와 애도를 표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증오와 반유대주의의 비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워싱턴과 미국 전역의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10월7일 학살(하마스 기습) 이후 계속되는 이스라엘과 전 세계 유대인에 대한 악질적인 반유대주의 선동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규정하면서 “전 세계 지도자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선동에 굴복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규탄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AP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유럽 외교관들을 향해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불편을 끼쳐드린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하면서도 “유럽 대표단이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부와 현지 방송 파제르는 이스라엘군이 경고 사격을 가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일대를 방문한 유럽 외교관들이 경고사격을 받고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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