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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차철남…중국인 범죄 증가와 혐중정서 확산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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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3 06:33:10 수정 : 2025-05-23 07: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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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서 ‘2명 살해’ 차철남…화성서도 흉기 난동
중국인 체류자 늘며 범죄 건수도 매년 조금씩 증가
‘무사증 제도’ 도입된 제주, 각종 범죄 연이어 발생
“체류 늘고 합법적 기회는 부족…증오·편견 범죄로”

최근 중국인들의 칼부림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무사증(무비자) 제도가 시행 중인 제주도에서도 중국인 범죄 증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던 터다. 국내 혐중정서 또한 확산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중국인 범죄와 맞물려 더 큰 사회 갈등과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동포 차철남(57)이 시흥시 정왕동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동포 형제 2명을 둔기로 살해하고, 이틀 뒤엔 자기 집 인근 편의점주와 자기 집 건물주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검거됐다.

 

시흥 살인사건의 피의자 차철남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시흥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차철남은 형제가 3000만원가량을 갚지 않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편의점주는 자신에 대한 험담을, 건물주는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범행 후 자전거를 타고 도주한 차철남은 공개수배에 나선 경찰에 의해 약 10시간 만에 체포됐다. 시흥시는 재난문자를 통해 “오늘 정왕동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색 중입니다. 시민분들께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알렸다.

 

중국동포의 흉기 사건은 19일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도 발생했다.

 

40대 중국동포는 수변 상가의 주점 데크에서 술을 마시던 20대 남녀 5명에게 흉기를 들고 돌진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흩어져 달아났고, 가해 남성은 이 중 한 남성을 뒤쫓았지만 범행이 여의치 않자 도주했다. 

 

지난 19일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탄호수공원 인근 상가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40대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경찰은 ‘코드 제로’(CODE 0·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발령해 가해 남성을 검거했다. 이 남성은 검거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흉기 3자루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민들이 너무 시끄러워 겁을 주려고 그랬다”고 진술했다.

 

지난 18일에는 화성시 병점동에서 50대 중국동포가 길거리에서 허공에 대고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검거되는 일도 있었다.

 

실제로 국내 체류 중국인 증가와 함께 이들의 범죄 건수는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중국인 피의자 수는 1만6097명으로 나타났다. 2021년 1만4503명, 2022년 1만5085명, 2023년 1만5533명으로 매년 조금씩 늘었다. 2024년 살인, 강도, 강간·추행에 해당하는 강력범죄별 피의자 수는 전체 외국인 피의자 768명 중 33.3%(256명)가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2월26일 제주시 사찰 인근 야산에서 유골함을 찾아 수습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특히 무사증 제도를 시행 중인 제주는 중국인 등 외국인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월 무사증으로 입국한 40대 중국인 남성 2명이 제주시 한 사찰 납골당에 침입해 유골함 6개를 훔쳐 인근 야산에 숨긴 후 출국한 뒤 피해자에게 금전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달 제주시의 한 호텔에선 중국인 4명이 가상화폐를 사러 온 중국인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현금 8500여만원을 훔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가해자 4명 모두 무사증으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부터 국내 혐중 수위가 꽤 높아진 가운데 이 같은 범죄 소식은 불을 붙이는 기름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2)씨는 “차철남 안전문자를 받고 손이 떨렸다”며 “원래 중국인이 많은 동네라 중국인을 마주쳐도 별다른 생각이 안 났는데, 앞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고 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최근 한국을 심의한 보고서에서 “이주민, 망명 신청자·난민, 중국계 사람들에 대해 온·오프라인에서 인종차별적 증오 발언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재차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범죄 증가와 혐중정서 확산이라는 사회적 악순환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경찰행정학과)는 “국내 체류 중국인 수는 점점 늘어나고 합법적 기회는 부족하니 불법 체류자가 늘고 범죄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다 보면 이들에 대한 내국인들의 증오·편견이 또 다른 형태의 범죄로 나타나며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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