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에 음모론 부추기기 비판
李 “본인 이긴 선거” 金 “선관위 해명을”
내란 수괴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부정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를 관람했다. 재판 일정을 제외하면 대통령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이후 첫 공개 행보이자 6·3 대선을 앞두고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어서 대선 국면에 파장이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위헌적인 12·3 비상계엄 선포 사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를 들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헌법재판소는 그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행보는 자신의 파면 사유를 부정하고 여전히 ‘계엄은 정당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선을 앞두고 강성지지층을 상대로 음모론 논란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시사회에 참석했다. 한국사 강사 출신인 전한길씨와 영화 제작자인 이영돈 PD가 윤 전 대통령의 양옆에 앉아 영화를 관람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부정선거론을 주장해 온 무소속 황교안 대선 후보도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다시 윤석열’이란 뜻의 ‘YOON AGAIN’(윤 어게인)이라고 적힌 붉은 모자를 쓰고 상영관을 찾았다.
윤 전 대통령은 별도의 공개 발언 없이 영화만 관람한 뒤 자리를 떴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은 2030 청년들, 탄핵에 반대했던 청년들이 많이 온다고 해 격려차 영화를 보러 온 것”이라며 “대선에 대한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영화 상영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장면이 등장하자 박수를 쳤다. 윤 전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손뼉을 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헌재는 지난달 4일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하지만, 단순히 ‘어떤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구 유세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그 선거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긴 것 아닌가”라며 “이를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관위에서 해명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