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오만 프레임 함구령
박지원, 李 60% 득표율 예상 논란
李 ‘셰셰·호텔경제론’ 발언도 시끌
“현장 유세 즉흥발언 주의” 목소리
국힘, 반명 빅텐트 총력전
김용태, 새미래 전병헌 대표와 회동
“계엄 단절 전제… 李 저지·개헌 공감”
‘완주 의지’ 이준석 껴안을 묘수 없어

제21대 대통령선거가 14일 앞으로 다가온 20일 대선후보들의 선거 운동도 중반전에 접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1강 1중 1약 구도를 뚜렷하게 형성하고 있지만, 남은 기간 변수에 따라 판세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각 후보의 막판 전략, 연대 가능성, 중도층의 향배가 향후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말실수’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현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여전히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승리를 예견하는 ‘오만 프레임’을 피해야 한다는 지침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전날 박지원 의원이 이재명 후보의 60% 득표율을 예상해 논란이 된 가운데,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연설·인터뷰·방송 등에서 ‘예상 득표율’이나 ‘낙승’, ‘압승’ 같은 표현 사용을 금지한다며, 이를 언급할 경우 징계 등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현장 유세에서 즉흥 발언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셰셰’ 발언 같은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지자들이 모이며 현장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이 후보가 ‘사이비 언론’, ‘종북몰이’ 등 과격한 표현을 내놓는 경우가 생기자 캠프 내부에서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리스크 관리보다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캠프에서 후보가 말이 많아 자꾸 꼬투리 잡히니 써놓은 것만 읽으라고 하는데, 여러분과 눈 마주치고 얘기하다가 수틀리면 다른 얘기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커피 원가 120원’ 논란 관련해 “언론의 고의적 왜곡이나 정치적 상대가 조작하는 것이 문제지, 저는 필요한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친이재명 빅텐트’를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도 주요 변수다. 그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을 민주당에 영입한 데 이어, 개혁신당 허은아 전 의원으로부터도 지지 선언을 받은 상황이다. 이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이나 ‘샤이 보수’의 결집 가능성도 막판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상 실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가 내홍 끝에 사실상 무산됐지만, 김 후보 측은 빅텐트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와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회동한 것도 이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 측을 빅텐트에 포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 대표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이재명 독재’ 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 큰 협의를 앞으로 계속해서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빅텐트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 전 대표는 “현재 상태에서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과 연대나 협력에 있어서 특별하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공유점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현재로써는 빅텐트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빅텐트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준석 후보, 이 전 총리 등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단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내 격론이 오간 끝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했지만, 비상계엄이 ‘계몽령’이라고 주장한 김계리 변호사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탈당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빅텐트 파괴력을 좌우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합류 가능성도 작다. 김 후보는 이날도 “(18일) 토론에서 보셨듯 이준석 후보와 둘이 전혀 다른 게 없다”며 “우리 당의 여러 문제점 때문에 이준석 후보가 밖에 나간 것인데 같이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독자 노선을 걷는 이준석 후보의 ‘동탄 모델’이 작동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해 4월 제20대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준석 후보 측은 김 후보의 지지율이 20% 밑으로 묶이면 이준석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도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막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동탄 모델 외에는 승리 방정식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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