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검증 사각”… 민주당 “해괴해”
이준석도 “국힘 망상에 시간 낭비” 비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대통령 후보 배우자의 생중계 TV 토론을 전격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노리며 김문수 당 대선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부인은 단지 대통령의 배우자가 아닌 대통령 곁에서 국민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는 공인”이라며 김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와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 간 토론회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 정치에서 영부인의 존재는 오랫동안 검증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지난 시기 대통령 배우자 문제는 국민께 희망보다 실망을 드렸고, 통합보다 분열을 안겨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사전투표(29∼30일) 전 토론을 하자며 이 후보 측에 23일까지 답을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황당하고 해괴한 제안”이라며 딱 잘라 거절하면서 ‘배우자 토론회’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후보 역시 이날 경기 유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배우자가 없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하느냐”고 되물은 뒤 “즉흥적이고 무책임하고 대책이 없다. 말이 되는 얘기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을 그런 식으로 장난치듯 이벤트화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양당 밖에서도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개혁신당 이 후보는 이날 광주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제까지 국민의힘의 망상 때문에 시간 낭비를 해야 하냐”며 “김 위원장이 앞에 있었으면 저한테 엄청 혼났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 역시 통화에서 “토론회는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알 권리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다급한 건 알겠지만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그야말로 막장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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