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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력 강점·보수분열 기회… 스캔들·反기업 꼬리표는 숙제 [대선주자 리더십 탐구]

, 2025대선 - 이재명 , 대선주자 리더십 탐구 , 대선 , 세계뉴스룸

입력 : 2025-05-18 19:15:36 수정 : 2025-05-18 19: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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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후보

흙수저 소년공이 민주당 대표로
“참혹했다” 회고한 불우한 어린 시절
주경야독해 인권변호사·단체장 쾌거
0.73%P차 대선 패배 후 여의도 정치
3년 만에 분열하던 당 ‘李체제’로 장악

뚜렷한 강점·약점… 다시 ‘별의 순간’
기본시리즈 복지에 코로나 대응 주목
욕설 논란·여배우 스캔들 ‘비호감’ 딱지
尹 계엄 철회·탄핵 주도해 지지율 독주
우클릭행보에도 ‘강경 개혁’ 우려 시선
(광주=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2025.5.17/뉴스1

‘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

6·3 대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최근 펴낸 책에서 어린 시절을 기록한 대목의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

이 후보는 가난과 불우한 가정환경을 견뎌야 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입학 대신 소년공으로 공장에 들어갔다. 야구 글러브 제작 공장에서 일하던 중 프레스 기계에 왼팔 손목이 눌려 으스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팔이 굽었다. 고된 중노동과 가혹 행위에 시달리던 소년공 이재명은 관리자가 되면 매를 맞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공부에 매진했고, 1년 3개월 만에 고입·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중앙대 법학과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2년 중앙대 입학식에 교복을 사 입고 참석해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이재명캠프 제공

정치에 입문한 이 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경기도지사를 거쳐 2022년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후보는 대선 패배 후 불과 3년 만에 다시 ‘별의 순간’ 앞에 섰다. 3년 전 ‘중앙정치 경험 부재’, ‘당내 기반 부족’, ‘사법 리스크’라는 꼬리표를 떼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 재판부의 ‘무죄’ 선고에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파기환송심을 포함한 모든 재판 일정이 대선 이후로 밀리면서 고비를 넘겼다.

민주당 대표로 12·3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위기에 맞선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며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일보는 이 후보의 인생을 돌아보고, 대선 후보로서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기(Threat) 요인으로 SWOT 분석한다.

◆‘인권변호사’에서 정치의 길로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후보는 사법연수원에서 특별 강사로 초청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인생이 또 한 번 바뀐다.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들은 이 후보는, 연수원에서 상위권 성적을 받고도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하고 성남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활동하며 주로 노동·인권 변론을 맡았고 1995년 ‘성남시민모임’에 창립 구성원으로 함께하며 시민운동에 매진했다.

2006년 정치권에 첫발을 디딘 이 후보는 성남시장, 성남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했지만, 2010년 민선 5기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2014년에는 55.1%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2017년 대선에도 출마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8년, 민주당 출신으로는 20년 만에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도정을 이끄는 동안 기본소득을 비롯해 기본금융, 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를 자신만의 정책 의제로 구체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서는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로 주목을 받았다. 2022년 3월,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에서 당내 기반과 조직력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변호사 개업 후 법률사무소 운영 시절. 이재명캠프 제공

◆여의도 입성… DJ 후 첫 재선 당대표

이 후보는 대선 패배 후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통상 대선 패배 후 두문불출하거나 해외로 출국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치권의 관례였지만, 이 후보는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지방 정치와 행정 경험은 풍부했지만, 원내 경험이 없던 이 후보에게 당 장악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그는 빠르게 당권을 확보하며 2022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을 꺾고 77.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첫 번째 대표 임기 중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이 후보는 친명계 중심으로 당내 구도를 재편했다.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며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있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후보 본인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재선에 성공하며, 이 후보는 민주당 계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당대표가 됐다.

이 후보는 12·3 비상계엄,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와 인용까지 민주당을 이끌며 유력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미국 타임지는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 이 후보를 선정하며, 그가 계엄 명령 철회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24년 8월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재선에 성공한 뒤 당 깃발을 흔드는 모습. 남제현 선임기자

◆행정력은 강점(S), 비호감도는 약점(W)

대선 후보로서 이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행정 능력과 리더십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무상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교복, 청년배당 등 ‘이재명표 3대 무상 복지’ 정책을 잇달아 추진했다. 당시 정책 발표 때마다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뒤따랐지만, 대부분의 정책이 실행에 성공했고, 전국 지자체 복지정책의 모델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상공공산후조리원은 경기도 및 일부 지방정부로 확대됐고, 무상교복 정책도 전국에 퍼졌다.

민선 5기 성남시장으로 공약이행률 96%를 달성했다는 발표는 허위사실로 고발됐지만, 검찰 수사 결과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성남에서 시행해 왔던 정책 등을 확대하며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2022년 국회에 입성하고, 당대표로 취임하고 나서는 과거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당내 분란을 거듭하던 민주당을 ‘이재명 체제’로 탈바꿈하며 리더십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경기도지사 선거, 2022년 대선, 국회의원 선거 등을 치르면서 이 대표에게 쏟아진 검증 또는 네거티브 공세는 이 대표에게 ‘비호감 정치인’이라는 굴레를 씌웠다.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은 ‘형수 욕설’ 논란은 선거 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통됐다. 친형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키려고 했다는 의혹, 여배우와의 스캔들 등도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 등에서 형수 욕설에 대해 인정하고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있다. 뉴스1

◆보수 분열은 기회(O), 정책 불확실성은 위협(T)

이번 6·3 조기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치러지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막고 탄핵을 주도한 인물로서의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는데 이 점이 기회요인이다.

2022년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간발의 차이로 패한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가장 유력하고, 또 앞서 있는 대선 후보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렵다. 실제 각종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과반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국민의힘 의원 일부와 국민의힘 극렬 지지층이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등 ‘우경화’ 흐름을 보이고, 일부는 극우 세력과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후보에게는 기회라는 평가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정부를 이끌어온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했다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파열음을 내며 혼란을 거듭한 것도 이 후보에게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가 경제성장 정책과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두고 ‘우클릭’,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이 후보의 강경 개혁 기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것은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넘어야 할 과제다.

경제 정책 분야에서는 이 후보가 이제까지 추진해 온 무상시리즈로 대표되는 복지 정책,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간 ‘기본사회’ 공약 등이 우클릭 행보와 충돌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 후보가 과거 대기업의 기득권을 비판하고, 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노동자 권리 보호 등을 강조하면서 쌓인 ‘반기업 정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영준·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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