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기도의회 등 내·수사 착수
일부 관광목적 사용… 내사 전환
‘외유성 출장’으로 눈총을 받던 지방의회 의원들이 항공권을 위·변조해 항공료를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방의회 의원의 국외출장 항공료가 부풀려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경기도의회와 경기 남부지역 21개 기초의회 중 의왕, 과천, 안성을 제외한 18곳이다. 지역 경찰서들은 각 지방의회의 일탈 의혹을 1건으로 묶어 모두 19건의 내사·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다수 지방의회는 내사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 경찰서에선 추가 혐의가 드러나 정식 수사로 전환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의원들은 부풀려진 항공료를 여비 등에 보태 관광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청의 이번 조사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에 따른 것이다. 앞서 권익위는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년간 지방의회가 주관한 지방의원 국외출장 915건을 점검해 항공권을 위·변조해 실제 경비보다 부풀린 사례가 절반에 가까운 405건(44.2%)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의 지방의원은 3800명이 넘는다.
이후 권익위는 올해 2월 해당 지방의회를 관할하는 도 경찰청 및 경찰서에 이런 내용을 수사 의뢰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권익위로부터 다수의 수사 의뢰를 받아 18개 경찰서가 개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전환 및 입건자 수 등은 계속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243개 전국 광역·기초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은 번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에는 비상계엄·탄핵사태로 발이 묶여 잦은 출장이 어려웠지만 지난해까지는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이 4, 5월 봇물을 이뤘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지역 시·군의회 의장들이 그리스와 튀르키예를 7박9일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공식 일정은 현지 국회의사당과 시청·시의회를 방문하는 2건에 그쳐 빈축을 샀다. 나머지 일정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과 이스탄불 성소피아 성당 등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졌다.
경북지역의 한 지방의회는 2년간 20차례 가까이 해외 공무출장에 나서며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