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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이용한도 없애자 취약층 숨통 텄다

입력 : 2025-02-11 06:00:00 수정 : 2025-02-10 2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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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규제철폐 효과 가시화

돌봄SOS, 서비스별 상한 폐지
단기시설 14일→최장 25일 이용
1인 연 이용액도 180만원으로 ↑
“고립가구 적극 발굴 가능해져
맞춤사업 확대·우수사례 전파”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서 홀로 지내는 김순자(59·가명)씨는 보호자가 없는 은둔가구였다. 김씨는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어 기본적인 집안일 등 일상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보문동 주민센터는 김씨를 서울시의 돌봄서비스인 ‘돌봄SOS’를 통해 단기요양시설로 이주시켰으나, 기존 단기시설 이용한도가 14일에 불과해 충분한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달 말 시가 규제철폐의 일환으로 서비스 이용한도를 늘리면서, 김씨는 최장 25일까지 시설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주민센터는 이 기간 동안 김씨에 대한 노인 장기요양 등급 인정을 받아 장기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다.

보문동 주민센터에서 돌봄매니저를 담당하는 전규림 주무관은 “한도 제한이 풀리고 예산이 늘어난 만큼 (지원 대상자가) 충분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은 변화”라며 “1인 고립가구 등 돌봄이 필요한 가구를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초 화두로 ‘규제철폐’를 내건 지 약 40일이 지난 가운데, 일상 속 규제 혁파가 시민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시는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사업을 지속 발굴해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규제철폐안으로 내놓은 ‘돌봄SOS 서비스별 상한 기준 폐지’를 통해 취약계층 시민이 보다 확대된 맞춤형 돌봄서비스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돌봄SOS 서비스는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을 대상으로 돌봄매니저인 시 공무원이 방문해 돌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최근 3년간 10만명 넘는 시민이 서비스를 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설 수리나 청소 등을 돕는 ‘주거편의’, 대상자를 간병하거나 수발하는 ‘일시재가’, 대상자에게 임시 보호를 제공하는 ‘단기시설’, 병원 방문 등 필수적인 외출을 돕는 ‘동행지원’,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식사배달’ 등 5개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기존에는 1인당 연간 이용금액이 남았더라도 서비스별로 규정된 이용한도를 소진하면 도움이 필요해도 더 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규제철폐를 통해 서비스별 연간 이용한도 상한을 폐지해 전체 이용한도 내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3년간 동결돼 있던 1인당 연간 이용금액도 16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늘렸다.

이번 변화로 해당 서비스만 받을 경우 단기시설 입소 서비스는 기존 14일에서 최장 25일까지 이용 가능해졌다. 최장 60시간 이용할 수 있었던 일시재가 서비스는 73시간까지 한도가 늘어났다.

일선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올해부터 대상자를 지원할 수 있는 폭이 확대돼 보다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2동에서 돌봄매니저를 담당하는 박서윤 주무관은 “(대상자들에게) 앞으로 연간 한도 내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며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분이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 호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사업을 늘리고 우수 사례를 전파해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성과보고회’에서는 지난해 자치구에서 추진한 약자동행 우수 지원사업을 선정해 시상했다. 시는 지난해 생계·주거·의료·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30개의 자치구 사업을 선정해 지역 취약계층을 지원했다. 이 중 구강건강에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체계적 구강 진료를 제공한 마포구의 ‘함께하는 구강건강 동행관리’ 서비스는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표창을 수여받았다. 양천구·노원구·동대문구·송파구·성동구도 우수 사업 표창을 수상했다.

이날 ‘약자와의 동행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사업 참가자의 소감과 현장의 의견을 들은 오 시장은 “앞으로도 약자동행 가치를 지켜내고 실천해 나가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지원할 테니 약자를 위한 창의적인 사업 발굴을 위해 함께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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