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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프레임 딛고 차기 대권주자로… 韓 리더십 시험대 [국민의힘 새 대표 한동훈]

입력 : 2024-07-23 18:28:00 수정 : 2024-07-23 22: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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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검사서 여당 대표 되기까지

尹과 文정부 시절 ‘적폐 수사’ 호흡
조국 일가 수사하며 운명공동체로

“당정 재정립” 외치며 尹과 대립각
'김건희 문자 갈등’에 위기 증폭도
尹대통령 ‘꼬리표 떼기’ 과제 남아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 통했다. ‘왕(王)장관’, ‘소통령’으로 정치권에 발을 내디딘 국민의힘 한동훈(51) 신임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그를 향해 쏟아진 ‘배신자’ 공세를 뚫고 23일 끝내 당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 ‘자폭 전대’라고 불릴 정도로 ‘댓글팀 의혹’, ‘패스트트랙 공소취하 청탁’ 등 한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제기된 만큼, 그의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한 대표는 서울 현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검찰 주요 요직을 거치며 ‘엘리트 검사’의 길을 걸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 대표는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굵직한 대기업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꾸려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당시수사팀장이던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한 대표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눈 밖에 나게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2년여 간의 수사도 받았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관이 되자마자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을 주도한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십자포화를 특유의 순발력과 날 선 공격력으로 받아치며 단숨에 차기 대권 잠룡으로 떠올랐다. 야당에서 ‘밉상’이라 부를수록, 그는 보수진영의 구세주로 각광받았다. 결국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 본격 뛰어든 한 대표는 4·10 총선 진두지휘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108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 앞에 그는 총선 다음 날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월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7·23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성급한 복귀라는 반응이 잇따랐지만, 한 대표는 거침없이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출마선언을 하며 그는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 보수정치를 혁신적으로 재건하겠다”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전대 기간 내내 ‘윤 대통령’ 꼬리표는 배신자 공세로 모습을 바꿔 한 대표를 포위했다.

 

앞서 한 대표는 총선 기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두고 김 여사의 사과를 요청하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데 이어, 총선 직후엔 대통령의 식사 제안을 거절하는 모습을 보이며 불편한 윤·한 관계를 시사했다. 이번 전대 기간엔 ‘문자 읽씹 논란’까지 터지며 윤·한 갈등은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대표는 “공적인 임무를 수행할 때 사적인 친소관계가 영향을 줘선 안 된다”며 항변했지만, 당원들 사이에선 불안정한 당정관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 나경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아울러 한 대표 스스로 폭로한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취하 청탁 의혹’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화력을 높여준 모양새가 됐다. “한 후보는 동지 의식이 없다”, “보수 정체성이 의심된다” 등 한 후보를 저격하는 친윤계 의원들의 공개 발언이 잇따랐다. 당내 반발이 확산하자 한 대표는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다”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이날 한 대표는 승리했다. 여전히 그는 대체불가능한 보수진영의 대권 후보로 꼽힌다. 그가 윤 대통령이라는 꼬리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떼고, ‘한동훈의 시간’을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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