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 애리조나주, ‘160년 전 제정’ 낙태금지법 영구폐지

, 이슈팀

입력 : 2024-05-03 19:18:59 수정 : 2024-05-03 19:18:5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도 비판…“바로 잡을 필요 있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160년 전 제정된 낙태금지법이 영구히 폐지된다. 이 법은 과거 사실상 낙태를 전면적으로 금지했다. 최근 주 대법원이 이를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하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고, 정치권이 합심해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법원 판결로 부활할 뻔했다가 이를 영구 폐지하는 법안이 입법되면서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 이 낙태금지법 폐지 법안에 서명한 뒤 “오늘 우리는 1864년 남북전쟁 시대의 낙태 전면 금지법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식·출산을 선택할 여성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2일(현지시간)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의사당에서 낙태전면금지법 폐지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지난달 9일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에도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한 1864년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해 이 법이 부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날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공언했고, 이에 영향을 받은 공화당 소속 주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민주당 소속 주 의원들이 발의한 ‘1864년 낙태금지법 폐지 법안’이 지난달 24일 주 하원을 통과했다. 이어 주의회 상원에서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힘을 보태면서 이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애리조나주는 특히 미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경합 주로 꼽혀 낙태금지법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로 다뤄졌다. 낙태금지법 폐지안은 입법 회기 종료 후 90일이 지나야 발효되기 때문에 기존의 전면 금지법이 6월 초순부터 몇 주간 효력을 지닐 수 있지만, 민주당 소속인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은 이 법을 적용한 검찰 기소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1864년의 낙태금지법 폐지안이 발효되면 2022년 제정돼 시행 중인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 금지법이 유지된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