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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사업장에 은행·보험 신규자금 유도… 유동성 숨통 터준다

입력 : 2024-04-29 19:50:44 수정 : 2024-04-29 19: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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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5월 발표 ‘PF정상화 방안’ 논의 한창

신규 대출은 건전성 ‘정상’ 분류 등
해당 금융사에 인센티브 준비 중
투자 한도·면책 범위 확대도 검토

경기 악화에 브리지론 차환 거듭
금리 오르며 건설사 버티기 한계
최악 없게 은행·보험에 자금 요청

“사업성 좋으면 본PF 넘어갔을 것”
은행권 참여 끌어낼지는 미지수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은행·보험사에 신규 자금 투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PF 사업장의 정상적 진행을 위해 브리지론(본 대출 전의 중간 대출)에 자금을 투여해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주는 방안이다. 은행·보험의 참여를 용이하게 하도록 인센티브 방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PF 부실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건설현장의 모습. 뉴스1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 발표 예정인 ‘PF 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은행이나 보험이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상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하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사업성이 있는 PF 사업장에 투입한 신규 자금에 대해 별도로 건전성 분류를 ‘정상’으로 해주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금융사는 대출채권을 건전성이 높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하고 분류에 맞춰 충당금을 적립한다.

은행의 투자 한도를 일정 기간 완화하거나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으로 관측된다.

지금껏 부동산 PF 부실은 증권, 저축은행, 상호금융과 같이 제2금융권에서 주로 불거졌다. 본공사 이전 대출인 브리지론에 제2금융권이 다수 참여했는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실이 급상승하면서 2금융권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간 은행과 보험은 본PF 위주로 대출해 이 같은 부실에서 비켜나 있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PF대출 잔액은 46조1000억원이었고, 연체율은 0.35%로 업권 중 가장 낮았다. 보험도 42조원의 잔액에 연체율은 1.02%로 전체 금융권 평균(2.7%)보다 낮았다.

최근 PF 사업장에서는 부동산 경기 악화 및 제2금융권 충당금 상승 등 여파로 브리지론에서 본PF로 전환되지 않고 차환만 거듭하다 사업성이 의심받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거듭된 차환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시행·시공사가 버티지 못하면 결국 그 여파는 고스란히 금융권으로 넘어간다. 금융당국이 은행·보험권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면서까지 자금 투입을 요청하는 것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은행과 보험권에서 선뜻 나서겠느냐는 점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은행과 보험에 여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장을 무작정 떠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성이 좋았으면 이미 본PF로 넘어갔을 텐데 지금까지 남은 사업장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경·공매에 넘어가는 물량에 비해 은행·보험이 떠안을 사업장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은행권 내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사실 잘되는 사업장이 아니라 부실 채권을 가져가라는 것이라 은행이나 보험사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라며 “리스크가 있다면 이에 따라 인수 가격이 낮아져야 하는데 그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각 은행 현금자동지급기. 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폭락사태가 던진 파장도 변수다.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손실 배상과 관련해 반영한 충당부채가 1조6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홍콩 ELS 사태 등으로 은행들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PF 인수가가 너무 높은 측면도 있다”며 “현 수준에서 인수하라는 건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형·안승진·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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