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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기폭제’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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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7 20:00:00 수정 : 2024-04-17 16: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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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 시절에 경찰 고문으로 숨져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씨가 1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유족 등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정씨는 박 열사의 아버지이자 남편인 박정기씨가 2018년 먼저 세상을 등진 후 부산 자택에서 홀로 지내다 건강이 악화해 2019년 서울로 와 요양병원에 머문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인 정차순 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박 열사의 형인 종부(66)씨는 “어머니가 특별한 유언 없이 빙긋이 웃으시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며 “아들 옆으로 간다고 생각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로 연행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받다가 다음날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허위조사 결과를 발표해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물고문을 받고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 사건은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2018년 7월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박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는 아들의 죽음 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해 회장을 맡는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정씨는 남편과 함께 활동하며 민주화 운동을 펼쳤다. 박 열사가 사망한 남영동 대공분실은 민주인권기념관이 됐다.

 

정씨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형 종부씨와 박 열사의 누나인 은숙(62)씨가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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