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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꺼내든 한은 총재 “사과 수입 검토해야”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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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2 15:45:00 수정 : 2024-04-12 18: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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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10회 연속 3.5%로 동결
이 총재 ”통화·재정으로 농산물 물가 못 잡아“
사과 등 농산물 가격에 유가까지 급등
금통위원 전원 “하반기 금리인하 예단 어려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사과와 관련해 “수입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 가격 상승과 관련해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그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니 정부가 나서서 물가안정 노력할 수밖에 없다. 금리로 물가를 잡을 수는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이 재배면적 더 늘리고 재정을 쓴다고 해결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불편한 진실’인데 물가 수준, 특히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 게 아니다”라며 유통으로 해결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생산자 보호를 위해 지금처럼 (재정보조를) 계속 할지,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기후변화로 생기는 구조적 변화에 국민의 합의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과 수입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 총재가 이례적으로 사과 수입을 언급한 것은 최근 사과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고민이 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6개월 후 금리전망에 대해 “금통위원 전원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생각한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2.3%까지 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뉴스1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월평균 2.3%로 내려가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면 2.3%로 가는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반년 만에 2%대에 진입하고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쯤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7월 등 3분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물가가 다시 3%대로 오르고 유가마저 급등하면서 불과 3개월 만에 하반기 금리 인하조차 불투명해졌다.

 

물가상승률은 사과 등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월(3.1%) 3%대로 올라선 뒤 3월(3.1%)까지 두 달 연속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 총재는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이지만, 최근 2~3개월 CPI 상승의 30% 정도가 농산물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중 과실은 CPI에서 과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CPI 상승에는 19%의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0.23%에 불과한데 최근 CPI 상승에는 거의 6%를 기여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12일 서울 중구 식당가 인근에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따라서 수입을 통해서라도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지 않으면 물가상승률을 2%대로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구나 최근 중동에서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까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뛰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2.1%)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하반기 월평균 2.3%)치는 모두 80달러 초중반의 유가를 전제해 도출된 것이다.

 

이 총재는 “향후 유가가 계속 90∼100달러에 오래 머물면 물가 전망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은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 때문에 물가 전망을 기존보다 상향하면 금리인하 시점도 당연히 늦춰지게 된다.

 

한편, 금통위원들은 이날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2월에 이어 10회 연속 묶였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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