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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향해 “일진·조폭”… 과격해지는 의대 교수들

입력 : 2024-04-07 18:08:14 수정 : 2024-04-07 19: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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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전공의 ‘빈손 회동’ 후 잇단 강경 발언
“아들 일진에 맞아… 에미 애비가 나서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선배들’이 전공의를 대신해 대화에 나서자면서도, 정부를 ‘일진’, ‘조폭’ 등으로 비유하며 싸워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4일 의·정 첫 만남 후 정부가 후속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며 손을 내밀었지만, 의사 단체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는 모양새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 연합뉴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으로 현재 비대위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집 아들이 일진에 엄청나게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다”며 “에미 애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천공? 윤통?)를 만나서 담판 지어야 한다”고 썼다.

의대 교수 단체가 한목소리를 내서 전공의들을 대변하자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에서 목소리를 내는 의대 교수 단체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두 곳이다.

정 교수는 “F(학점을) 주든 말든, 내 새끼 자르든 말든 교수가 할 일이지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가 할 말은 아니다”라며 “우리 단합해서 같이 우리 학생, 전공의 지켜내자”고도 했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도 페이스북에 전공의들을 ‘아들’로 비유하며 책임 있는 보호자가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사회에서 20대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조폭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귀가했는데, 사건의 뒷마무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가 나가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할까”라며 “대부분은 부모처럼 책임 있는 보호자가 나서서 상대를 만나고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의사 단체 및 교수 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필요시 절충안도 마련해 주는 중재자의 역할까지 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강경 발언 속에 의사들 간 분열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전공의 일부는 박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윤 대통령을 만났다며, 그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 학사 일정을 늦출 수 없는 의대들이 개강에 나서면서, 의대생들의 유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총선 후 미뤄 뒀던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나설 경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지민·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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