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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서 답안 거래… 도박 자금 때문에 부정행위 한 전직 토익 강사

입력 : 2024-03-26 15:22:55 수정 : 2024-03-26 15: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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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토익 등 영어 시험 고사장에서 대가를 받고 답안을 몰래 건넨 전직 토익 강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답안을 받은 의뢰인들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사진=뉴시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김희영 부장검사)는 26일 전직 토익 강사 A(30)씨와 의뢰자 등 19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유명 어학원의 토익 시험 강사 출신인 A씨는 무려 약 15개월간 인터넷으로 토익(TOEIC)과 텝스(TEPS) 등 영어 시험에 응시자들을 모집해 몰래 답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영어 시험의 듣기평가가 끝난 뒤 읽기평가 시간에는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실 변기나 라디에이터에 휴대전화를 미리 숨겨뒀다가 의뢰인에게 메시지로 답안을 보냈고, 의뢰인 역시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칠 때는 화장실에 종이 쪽지를 숨겨 정답을 알려주는 수법을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대가로 1차례에 150만∼500만원을 받아 2021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22차례에 걸쳐 7600여만원을 챙겼다. 시험을 한 번 보면서 여러 사람에게 답안 쪽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같은 응시생이 여러 차례 의뢰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A씨의 범행 동기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돈을 입금받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경찰은 2022년 11월 한국토익위원회로부터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후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부정행위로 인해 대표적인 공인 어학 시험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점을 고려해 주범뿐 아니라 부정 시험 의뢰자들도 전원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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