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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교전국’ 규정 후… 북한, 70년 된 대남기구 ‘조국전선’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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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4 10:24:06 수정 : 2024-03-24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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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49년 창설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을 해체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이후 북한 내에서 대남기구를 잇달아 정리하는 차원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월 1일 최선희 외무상이 김 위원장 지시로 대남 사업 기구 정리에 나섰다고 보도한 이래로 회담 담당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교류·협력 전담 부서인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 관광사업 담당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기구를 잇달아 폐지해오고 있다.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포병부대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지도하는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평양에서 조국전선 중앙위원회 회의 개최 사실을 전하며 이 회의를 통해 정식 해체를 결정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회의에서) 조선노동당과 공화국정부가 근 80년에 걸쳐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해 ‘정권붕괴’와 ‘흡수통일’만을 추구해온 대한민국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가 아닌 가장 적대적인 국가, 불변의 주적, 철저한 타국으로 낙인했다”며 “북남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입장을 새롭게 정립한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북남관계가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의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된 현실”이라며 “전민족적 통일전선 조직인 조국전선 중앙위원회가 더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데 대해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했다.

 

조국전선은 1946년 7월 평양에서 만들어진 첫 통일전선조직체인 북조선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위원회를 모태로 해 1949년 창설된 대남기구다. 조선노동당·조선사회민주당 등 정당과 조선직업총동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 등 조직을 비롯한 북한의 20여 개 정당·사회단체로 구성됐다. 대남 관련 성명을 주로 발표해 왔다.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남한을 방문했던 맹경일이 서기국장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와 함께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 이미지도 없애고 있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 공식 무역·투자 전용 사이트인 ‘조선의 무역’ 홈페이지에는 기존 한반도 이미지가 담긴 세계지도 그림이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외국문 출판사의 ‘조선의 출판물’ 사이트 첫 페이지에 있던 한반도 이미지도 없어졌다. 관영 방송 조선중앙 TV도 날씨 프로그램에서도 한반도 전체 이미지를 없애고 북한 지역만 보여주는 형태로 그래픽을 교체했다. 

북한 사이트에서 한반도 모습이 삭제 또는 변형된 모습. 사이트 캡처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고 밝히며 남북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동족’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관계 정립에 대한 언급 이후 북한 내에서는 대남기구를 잇달아 폐지하고 있으며, 통일과 한국 관련한 이미지 등도 없애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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