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돈 마음대로 쓰려고"… 친할머니 살해한 남매 재판행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4-03-19 17:04:22 수정 : 2024-03-19 17:42: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고사로 위장하자" 수차례 살인 공모

올 설 연휴기간 자신들을 돌봐주던 70대 친할머니를 때려 무참히 살해한 남매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는 20대 손자 A씨와 손녀 B씨를 존속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설 연휴 첫날인 지난달 9일 오후 11시52분쯤 새해 인사를 핑계로 친할머니 집을 찾아가 주먹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때리고, 손으로 머리를 잡아 화장실 벽면에 여러 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119에 “할머니가 화장실에 쓰러져 있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은 할머니 몸에 남아있던 상처와 현장 상황 등을 들어 A씨의 진술에 모순이 있다고 판단해 추궁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당초 할머니가 평소 장애인이라고 자신을 무시하고 심한 욕설을 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수사과정에서 친누나 B씨와 공모한 사실을 밝혀졌다.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동생 A씨와 함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며 “사고사로 위장해 없애 버리자”고 수차례에 걸쳐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의 할머니는 2016년 2월 아들이 사망하자 지적장애 2급인 손자 A씨의 생활 전반을 챙기며,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등을 관리해 왔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근검절약하며 손자 A씨를 위해 재산을 관리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같은 할머니의 헌신적인 돌봄을 지나친 간섭으로 여겼고, 손녀 B씨는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게 됐다. 특히 B씨는 지적장애 2급인 남동생 A씨에게 증오심을 부추겨 할머니를 살해하도록 했고, 할머니 집 주변 로드뷰를 보며 사고사로 위장할 방법과 수사기관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할머니의 간섭에 불만을 품고 있던 이들 남매가 할머니가 관리하던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남매가 사전 계획 하에 할머니를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반인륜적 범행”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