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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중심부에서 발견된 1000여 구의 유골들,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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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07 10:28:12 수정 : 2024-03-07 10: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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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주 도시인 뉘른베르크에서 1000구 이상의 유골이 집단 매장된 유적이 발견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발견된 가장 큰 규모의 집단 매장지다.

 

뉘른베르크 시내 중심부에서 발견된 집단매장지. 테라 베리타스 홈페이지 캡처

보도에 따르면 뉘른베르크 시내 중심부에서 수백구의 시신이 묻힌 총 8개의 구덩이가 발견됐다. 유골은 도시에 새로운 주거용 건물을 건설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고고학 조사 중 발견됐다. 8개의 구덩이에 매장된 것으로 확인된 유골은 1000기 이상으로 전문가들은 총 1500명 이상이 묻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무덤은 중세 시대 전염병으로 인한 대량 사망의 흔적으로 추정 중이다. 뉘른베르크시 유산보존부의 멜라니 랑바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집단 매장이 “단기간에 많은 수의 사망자를 매장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에 이루어졌을 것”이라면서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이 원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14세기 중반 이후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창궐해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목숨을 잃은바 있다. 중세시대 독일 최대 도시 중 하나인 뉘른베르크도 이런 흑사병의 최대 피해지 중 하나다. 실제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집단 무덤의 연대가 1400년대 후반에서 1600년대 초반으로 추정됐으며 유적지에서 당시 시대의 도자기 파편과 동전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연구진들이 뉘른베르크 시내 중심부에서 발견된 집단매장지의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 베리타스 홈페이지 캡처

1632~1633년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1634년에 작성된 문서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 집단매장지가 당시 흑사병 창궐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지었다.

 

연구진은 이 무덤이 당시 사회의 대표적 표본을 포함하고 있어 당시 인구 특성을 조사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연구단체 테라 베리타스의 줄리안 데커는 “현대 인구조사팀이 최근 인구를 조사하는 것과 동일한 도구를 사용해 통계적 방법으로 도시의 규모와 인구 통계를 조사할 수 있다”면서 어린이와 성인, 여성과 남성의 비율, 일반적인 건강 상태 등까지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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