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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시작된 지난 9일 밤.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올해 춘절은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나서 처음 맞는 명절이었다.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까지 더해지며 전국 각지에서 폭죽 터트리기를 비롯해 지폐 태우기, 향 피우기 행사 등이 이어졌다. 중국 주요 도시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급속도로 치솟았다. 덩달아 한반도도 지난 설 연휴 끝자락에 고농도 미세먼지에 휩싸였다.

정부가 어제 임산부와 호흡기 질환자 등 민감·취약계층에게 탄력적 근무를 적극적으로 권고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총력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올봄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피울 듯싶다.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중국발(發) 미세먼지 피해도 심각할 것 같다. 점차 개선된다고는 하나 중국의 연간 초미세먼지 기준은 35㎍/㎥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5㎍/㎥)보다 7배나 높다.

그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용 DC-8 항공기가 대기질 관측을 위해 서울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나사가 공동 주관한 아시아 대기질 공동조사의 일환인데,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와 미국만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필리핀·말레이시아·태국 등 참가국이 부쩍 늘었다. 대기질 조사에 국경이 없다는 데 공감해서다.

8년 전 1차 조사 때는 국내 초미세먼지의 절반가량이 외국에서 들어왔고, 그중 중국에서 상당수가 유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책임론을 부정하며, 한국에다 “어디 증거가 있으면 내놔 봐라”는 식으로 큰소리쳤던 이전에 비해서는 그 태도가 다소 누그러졌다. 문제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는 발뺌을 뒤집는 데는 축적된 데이터만한 게 없다. 중국의 책임 있는 행동이 나오기 전까지 이런 데이터 축적은 계속돼야 한다. 서풍이 불 때면 미세먼지로 답답해하던 봄날 우울한 기억도 함께 지우기 위해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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