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해외에 의존 않고 유사시 ‘신속 발사’… 우주 안보·산업 발전 ‘두 토끼’ 잡는다

관련이슈 세계일보 영상뉴스

입력 : 2023-12-04 19:10:00 수정 : 2023-12-04 22:35:56

인쇄 메일 url 공유 - +

고체추진 로켓 ‘3차 성공’ 의미·전망

개량 거쳐 탑재 중량 1500㎏까지 상향
동시 발사 위성 수·종류 늘어나는 효과
감시·정찰 분야서 北과 격차 더 벌어져
“자체발사 기술 민간기업 이전 최종목표”

한화시스템 “관제센터와 쌍방교신 성공”

국방과학연구소(ADD) 기술로 만든 고체추진 우주발사체가 4일 오후 3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이 제작한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 비행이 이뤄지면서 우주를 통한 안보 및 산업 기반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발사 순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고체추진 우주발사체가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인근 해상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화염을 뿜으며 상승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일반적으로 위성을 발사할 때는 효율이 좋은 액체연료 로켓을 사용한다. 지난 2일 미국에서 쏘아 올린 425 정찰위성 1호기도 스페이스X의 팰컨9 액체연료 로켓이었다. 하지만 발사 준비에 수십 일이 걸리고, 저장이 쉽지 않아 신속한 발사가 어렵다. 반면 고체연료는 장기간 저장할 수 있고 취급이 쉽다. 저비용으로 단기간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발사 준비 시간도 7일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업위성 발사 등의 우주 개발보다는 특수 목적을 지닌 군사 분야나 긴급 상황에 대비하려는 ‘보험’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한반도 유사시 긴급 정찰 작전이나 재난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를 통해 빠른 시간 내 위성을 저궤도(고도 400∼600㎞)에 올려놓을 수 있다. 북한은 액체연료 우주발사체만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보다 더 신속하고 유연한 우주 정찰이 가능하다.

 

군 당국은 성능 개량을 거쳐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탑재 중량을 1500㎏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는 군사 목적의 위성 발사를 더욱 쉽게 하면서 북한과의 우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탑재중량이 상당한 수준으로 늘어나면 해외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군이 필요로 하는 정찰·통신 위성을 국내에서 신속하게 쏘아 올릴 수 있다. 해외 업체에 발사를 맡기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우리 군이 원하는 시기에 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는 발사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된 425 정찰위성 1호기를 쏘아 올리기 위해 군 당국은 발사 4년 전인 2019년 12월에 미국 스페이스X를 발사 용역업체로 선정했다.

 

탑재중량 증가는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를 이용해 쏘아 올릴 위성의 종류와 수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오는 2025년 실시될 4차 발사가 성공하고 현재 진행 중인 감시 및 조기경보용 초소형 위성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해당 위성들을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에 여러 개 탑재해 1회 발사만으로도 다수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다. 이는 감시·정찰 분야에서 북한과의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상공에서 벌어질 우주전에서 북한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난 11월 28일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 정부의 도움을 받아 한화시스템이 준비한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 발사를 위한 시설이 떠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은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민간에 기술을 이전, 국내 우주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위성 제조·발사 분야는 해외 우주 강국들이 기술 패권을 유지하고자 해외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의 기술 축적이 쉽지 않다. 군 당국이 독자적으로 위성 발사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기업에 기술을 이전한다면, 상당한 산업적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민간 기업이 자체적인 발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발사체 조립 및 점검 기술을 포함해 필요한 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사체 외에 영상·데이터 융합 등의 위성 서비스 관련 민간 산업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이번에 소형 SAR 위성을 띄운 한화시스템은 지리정보시스템(GIS) 지도 제작을 위한 데이터 분석, 영상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기업 간 거래(B2B),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한 환경 모니터링 등을 통해 산업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인프라 건설 사업 과정에서 필수적인 지형 확인,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자원에 대한 탐사,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 상황에 대한 감시 및 분석 등의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
  • 미야오 나린 '상큼 발랄'
  • 미야오 안나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