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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대통령, 위헌 논란에도 재선 도전 위해 검찰 동원… 선거법도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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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30 10:32:32 수정 : 2023-11-30 10: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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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헌법상의 연임 금지 규정에도 내년 2월 대통령선거 도전에 나서기 위해 검찰을 동원해 정부 고위 공직자에 대한 부정부패 조사를 지시했다. 또 본인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려 하는 등 법과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대통령실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에서 내년 대선 출마 준비를 위한 권한대행 체제 승인을 국회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러면서 로돌포 델가도 검찰총장을 지목한 뒤 “검찰총장께서는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부정부패를) 조사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싶다”며 “저는 도둑질하는 사람이 아니다. 제 주변에 도둑들만 가득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지도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제가 자리에 없는 동안 (여러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며 “감독자가 없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며, 여러분은 항상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가들을 향해 “제 선거캠프에 기부하려는 사람들은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기부한다는 것으로 제 호의를 얻지는 못하기 때문에 최악의 투자가 될 수도 있다”며 반대급부를 기대하면서 선거자금을 기부하려는 기업의 정경유착 행태에 대해 경고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전체 정부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부정부패를 조사토록 지시하고 정경유착에 대해서도 경고한 것은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를 돋보이게 해 자신의 재선 도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21분 57초 분량으로 편집된 이 연설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에 공개됐고, 지지자들은 댓글과 게시물 공유로 호응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여대야소인 국회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해 ‘선거일을 앞두고 1년 안에는 선거 절차와 관련한 규칙 변경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선거법 조항을 폐지하는 한편 투표용지에 후보자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신당인 ‘누에바이데아스’(새로운 생각) 창당 후 돌풍을 일으키며 2019년 대권을 거머쥔 부켈레 대통령은 강도 높은 ‘범죄와의 전쟁’과 부패 척결 정책으로 국민에게서 90% 안팎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한편 국고를 동원해 이 코인에 투자를 했다.

 

인구 630만명의 엘살바도르 대선은 내년 2월 4일 치러진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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