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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이차전지 양극재 수직계열화… ‘K배터리’ 새역사 쓴다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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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11 19:59:07 수정 : 2023-10-11 19: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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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포항캠퍼스’ 5조 투입

韓 유일 ‘전구체’ 대량 생산 기업
이차전지용 양극재 연산 18만t
2027년까지 71만t 으로 확대

2017년부터 포항에 1.8조 투자
영일만산단에 4캠퍼스 추진
블루밸리엔 가족사 5곳 입주

국내 이차전지 양극소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에코프로’가 경북 포항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며 ‘K배터리 신화 기업’으로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특히 중국산 비중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 국산화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는 ‘전구체’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량 생산하며 주목받고 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연내 상장을 눈앞에 두게 되면서 이를 밑바탕으로 글로벌 양극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는 1997년 12월 창업주인 이동채 전 회장이 일본에서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환경 분야 사업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으며 첫발을 내디뎠다.

대기오염 방지용 화학 흡착제, 악취 및 특정 유해 가스를 없애는 기능성 흡착제를 개발하는 환경 관련 벤처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에코프로는 2003년부터 촉매, 흡착제, 케미컬필터 등 아이템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으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에코프로는 이 무렵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제일모직으로부터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인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을 제의받았다.

화학기술에 기반을 둔 벤처기업이었던 에코프로는 전해질 유기용매 생산에 즉각적으로 나설 수 있었고 제일모직으로부터 파일럿(pilot) 규모의 설비를 이전받게 됐다.

2004년에는 제일모직과 함께 초고용량 양극활물질 공동 개발에 나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후 전구체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됐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습득한 기술은 에코프로의 온전한 자산이 됐고, 이차전지 하이니켈계 전구체 양산이라는 성과를 얻게 됐다.

2006년 제일모직으로부터 양극재 사업 일체를 인수한 에코프로는 환경사업과 이차전지 소재사업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에코프로는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꾸준한 약진을 보인 환경 분야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고스란히 이차전지 소재 분야 사업에 투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에코프로의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약 10년간 회사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했음에도 착실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2016년부터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한 ‘포항캠퍼스’가 2020년 들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꽃을 피우게 됐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9월20일 지역 경기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포항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강덕 포항시장,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에코프로 제공

◆이차전지 양극소재 수직계열화 성공

에코프로는 포항캠퍼스에 세계 최초로 이차전지 양극소재 수직계열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으로 널리 알려진 에코프로의 독자적인 체계는 폐배터리 재활용(에코프로CnG)에서부터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인 전구체(에코프로머티리얼즈) 및 수산화리튬(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제조, 최종 제품인 양극재(에코프로BM, 에코프로EM) 생산, 이를 위한 고순도의 산소와 수소 공급(에코프로AP)에 이르기까지 전 생산 공정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집적한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의미한다.

에코프로는 이를 바탕으로 연산 18만t 규모의 이차전지용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소재 기준 2022년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에코프로는 올해 7월 포항시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2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가 결정된 ‘블루밸리 캠퍼스’(가칭)를 포함해 유럽, 북미, 국내 사업장에서 2027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71만t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8년까지 4조9000억원 투자

에코프로는 주요 가족사 8곳 중 5곳(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EM,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CnG, 에코프로AP)이 본사 소재지를 포항에 두고 있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에코프로가 2017년 포항에 투자를 시작한 이후 6년간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9월 말까지 포항캠퍼스에 1조8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규 채용된 인원은 2060여명이다.

에코프로는 현재까지 영일만산단에 조성한 에코배터리 포항1∼3캠퍼스 이외에도 인근 약 16만5000㎡(5만평) 부지에 4캠퍼스를 추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약 1조원이 투자되는 포항4캠퍼스에는 에코프로BM,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CnG, 에코프로AP 등 4개 가족사가 입주해 약 60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본사 외부 전경. 에코프로 제공

또 올해 7월 포항시와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추가 투자를 결정한 블루밸리 캠퍼스에는 2조원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에코프로BM,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CnG, 에코프로AP 등 5개 가족사가 입주해 약 112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이렇듯 에코프로는 오는 2028년까지 기존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면 포항 지역에만 4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완료하게 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포항 영일만산단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포항캠퍼스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추가적인 투자를 지속해 국내 이차전지 양극소재 산업 성장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이뿐 아니라 최근 국내 유일의 전구체 대량 생산 능력을 보유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눈앞에 두게 된 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양극재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 “연내 상장 땐 6000억 확보  中 의존않는 글로벌 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국에 의존하지 않은(Non-China·논 차이나) 전구체 업체로서 지속적인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전구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병훈(사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1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차전지 소재의 핵심인 전구체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 확대 기술에 주력하며 성장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연내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총 공모주식 수는 1447만6000주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5240억∼6659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구체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력 생산 제품인 전구체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원천이 되는 전단계 물질로, 양극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현재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서 사용되는 전구체 중 90% 이상이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구체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전구체 국산화는 에코프로뿐만 아니라 국내 이차전지 업계가 풀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양산체제 확대를 통해 전구체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전구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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