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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너도 나도 없다네” [김용출의 문학삼매경]

입력 : 2023-10-11 07:30:00 수정 : 2023-10-10 14: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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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물 더요 올라이, 늙은 산파 안나가 말한다/ 거기 부엌문 앞에서 서성대지 말고 이 사람아, 그녀가 말한다/ 네네, 올라이가 말한다/ 그리고 그는 열기와 냉기가 살갗 위로 고루 퍼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소름이 돋으며 행복한 느낌이 온몸을 훑고 지나 눈물이 되어 솟아오른다, 그리고 그는 재빨리 화덕으로 가 김이 오르는 더운물을 대야에 떠 담는다, 네 여기 더운물 가져갑니다, 올라이는 생각한다”

 

노르웨이의 어느 바닷가 마을. 거실 가운데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남자 올라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올라이는 늙은 산파 안나로부터 핀잔을 들어가면서 아이가 태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진통이 시작되자, 아내는 더 이상 완성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외마디 비명 끝에, 마침내 사내 아이 ‘요한네스’가 태어난다.

욘 포세

“마르타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늙은 안나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옳지 옳지 힘을 줘, 조금만 더, 옳지 잘하고 있어 마르타, 늙은 안나의 말이 뭐라고 더 이어지고 뭔가가 아이의 머리를 짓누르고 어둠은 더 이상 붉지도 부드럽지도 않으며 모든 소리들 그리고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고동소리 아 아 저기 저기 아 아 아 저기 아 그리고 아 우 그렇게 아 에 아 에 아 쏴쏴 아 윙윙 아 오래된 강 굽이굽이 이 아 에⋯.”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극작가이자 소설가 욘 포세(Jon Fosse)의 대표작 『아침 그리고 저녁』(박경희 옮김, 문학동네)은 노르웨이 바닷가에서 태어나 살다가 죽은 어부 요한네스의 탄생과 죽음을 시적으로, 음악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1부는 요한네스가 산파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태어나는 인생의 아침을, 2부는 일곱 아이의 아버지이자 어부인 요한네스가 평범하면서도 이상한 일상 속에서 죽음을 깨닫는 저녁을 각각 담고 있다.

 

작품 속 문장은 마침표가 거의 쓰이지 않고, 쉼표를 통해서 길게 이어진다. 작품 전체에 사용된 마침표는 열 번 남짓. 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부 단어와 표현은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시적이기도 하고, 어떤 음악적 리듬감조차 느껴진다.

 

2부에선 시간이 흘러 어부 요한네스가 병든 노인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미 사랑하는 아내 에르나도, 각별했던 친구 페테르 모두 그의 곁을 떠나고 없다. 그는 썰렁한 방에 혼자 일어나 커피를 마시는 등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평소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몸무게가 없는 것 같이 가뿐하고, 아팠던 통증도 나은 듯 사라지고.

 

“그리고 그는 일어난다 그리고 문득 몸이 너무 가볍다, 무게가 거의 없는 듯하다,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이거 이상한 걸, 뼈마디와 근육 어디 아프고 뻐근한 데도 없이, 그는 가뿐하게 일어나 앉는다, 이거 완전히 풋내기 시절로 돌아간 것 같군, 요한네스는 침대 한쪽에 앉아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친김에 일어나지 뭐, 생각한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몸을 일으켜서는 가볍게 일어나 그 자리에 선다 그리고 일어서면서 그는 조금쯤 비틀거렸을까, 그렇다 해도 가뿐한 느낌이다, 몸속도 머릿속도 날아갈 듯 가벼운걸,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그리고 의자에 걸쳐진 바지와 셔츠를 본다 그리고 그는 셔츠를 집어 걸치고 단추를 채운 다음 바지를 들고 다시 침대 모서리에 앉아 윗몸을 굽히고 한 발 그리고 다른 한 발도 바짓가랑이에 밀어 넣는데 오늘은 웬일일까, 몸을 굽힐 때 통증이 전혀 없다, 일어서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닌 듯 수월하다, 너무 아무렇지 않으니 이상하군,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요한네스는 바닷가로 나갔다가 머리가 하얗게 센 오랜 친구 페테르를 만난다. 페테르와 함께 같이 배를 타고 가서 낚시를 하고, 배에서 내려선 젊은 시절 마음에 뒀던 노처녀 안나 페테르센을 만나 산책을 함께 한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 에르나가 그를 위해 커피를 내놓는다. 요한네스는 막내딸 싱네를 따라가다가 비로소 자신이 죽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친구 페테르가 그를 안내한다.

 

“어디로 가는데? 요한네스가 묻는다/ 아니 자네는 아직 살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구먼, 페테르가 말한다/ 목적지가 없나? 요한네스가 말한다/ 없네, 우리가 가는 곳은 어떤 장소가 아니야 그래서 이름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위험한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위험하지는 않아, 페테르가 말한다/ 위험하다는 것도 말 아닌가, 우리가 가는 곳에는 말이란 게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아픈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곳엔 몸이란 게 없다네, 그러니 아플 것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하지만 영혼은, 영혼은 아프지 않단 말인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너도 나도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좋은가, 그곳은? 요한네스가 묻는다”

 

마침표도 없이 끝나는 포세의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은 인생의 탄생과 죽음을 시적으로 그림으로써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죽은 뒤에 남는 것은 돈도, 권력도, 명예도, 관계도 아니라는 것을. 관계 속에서 싹튼 기억뿐이라는 것을. 이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옮긴이 박경희는 “주인공 요한네스를 비롯한 욘 포세의 인물들은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자유, 외로움 등 존재하지만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묻는다”며 “그들은 삶의 진정한 의미와 존재의 불안을 끊임없이 사색하는 멜랑콜리커들”이라고 썼다. 존재의 이유와 의미를 고민하며, 사후 세계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 사는. 잃어버린 것을 애도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전진하는 대열에서 멈춰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정서가 우울하고, 모호하게 말하는 과잉소비사회와 자본주의에 반하는.

 

“열두 살인가 열세 살이었을 때 제가 쓴 첫 번째 텍스트는 노래 가사였습니다. 시와 작은 이야기를 썼어요.” 시골길을 따라서 파란색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고 아빠와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 줄을 힘차게 던지던 소년은, 12살 무렵부터 시와 작은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는 소년에게 일종의 안식처였고 피난처였다고, 그는 『뉴요커』(Merve Emre, 2022.11.13)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학교를 위해서가 아닌 제 자신을 위해 글을 쓸 때, 굉장히 사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머물고 싶은 곳을 찾았지요.”

FILE - Norwegian author Jon Fosse speaks at the Frankfurt Book Fair, in Frankfurt, Germany, Oct. 16, 2019.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has been awarded to Norwegian author Jon Fosse. The permanent secretary of the Swedish Academy announced the prize Thursday in Stockholm. The academy says the prize is for Fosse's “his innovative plays and prose, which give voice to the unsayable.” (Jens Kalaene/dpa via AP, File)

소년은 줄곧 바다를 바라보면서, 때론 배를 통해서 바다 위를 달리면서 자랐다. 바다는 무의식의 감수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오랫동안 바다를 보지 못하면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 시골 바닷가에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성장했고 그것은 나중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그는 이어 말했다. “저와 주변의 다른 아이들은 매우 자유롭게 자랐습니다. 우리는 일곱 살, 여덟 살 때 혼자 배를 타고 나가는 것이 허락되었죠. 제가 자라면서 가장 좋았던 기억 중 하나는 오후와 밤, 특히 여름이나 초가을에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낚시하러 나갔을 때였어요.”

 

일곱 살 때에는 심각한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 하기도 했다. 이 경험은 나중에 성인기 글쓰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바이올린 연주와 독서를 좋아한 히피였던 그는 젊었을 땐 공산주의와 무정부주의에 심취하기도 했다. 베르겐대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고, 호르달란 문예창작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1959년 노르웨이 서부 해안도시 헤우게순에서 태어나 하르당게르표르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욘 포세는 1983년 장편소설 『빨강, 검정』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나’와 어릴 적 친구인 ‘크누텐’, ‘크누텐의 아내’ 세 사람의 관계를 그린 『보트하우스』(홍재웅 옮김, 새움),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 아슬레와 알리다와, 그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유럽 사회의 난민 문제를 다룬 『3부작』(홍재웅 옮김, 새움), 정신적 쇠약을 겪고 있는 화가의 마음을 탐구한 소설 『멜랑콜리아』(손화수 옮김, 민음사), 두 명의 노인 예술가에 관한 1500페이지가 넘는 작품 『새로운 이름 셉톨로지』 등의 소설을 발표했다.

 

1990년대 초반 전업으로 글을 썼다. 하지만 생계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았고, 결국 파산했다. 마침 이때 희곡 집필 의뢰를 받았다. 1994년 해변 외딴 집에서 고독을 추구하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발표해 무대에 올렸다. 이후 『누군가 올 거야』, 『밤은 노래한다』,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나는 바람이다』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특히 1998년 희곡 『누군가 올 거야』가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후 2000년부터 독일에서 그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공연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The Los Angeles Review of Books』(Remo Verdickt & Emiel Roothooft, 2022.11.31)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저는 처음에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출발했지만, 희곡을 쓰기 시작하면서 돌파구가 찾아왔습니다. 15년 동안 기본적으로 연극만을 위해 글을 썼죠. 그것은 나에게 큰 놀라움이었고, 처음에는 약간의 모험이었어요. 저는 주로 여름에 희곡을 썼지요. 남은 한 해 동안 해외 극장을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는 등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FILE - Norwegian author Jon Fosse poses for a photo, in Grotten, Oslo, Dec, 8, 2015.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has been awarded to Norwegian author Jon Fosse. The permanent secretary of the Swedish Academy announced the prize Thursday, Oct. 5, 2023 in Stockholm. The academy says the prize is for Fosse's “his innovative plays and prose, which give voice to the unsayable.” (Ole Berg-Rusten /NTB Scanpix via AP, File)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공연됐다.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1828~1906) 다음으로 많이 무대에 올렸다. ‘입센의 재림’ ‘21세기의 베케트’라고 불리며,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끄는 최고 극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포세의 많은 작품에는 빙하의 침식으로 형성된 좁고 긴 협만 피오르를 배경으로, 바다와 바람과 비와 외딴집과 오래된 사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 사람보다 사물이 더 오래 머무른다. 해변에서 들려오는 소리, 가을의 어둠, 피오르를 울리는 장대비, 불빛이 새어 나오는 어둠 속의 외딴집⋯.

 

작품 속의 인물과 사건, 배경은 비교적 단순하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플롯 역시 복잡하지 않다. 대사나 수사 등은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작품에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문은 과감히 생략돼 있다. 작품에 침묵과 여백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반면 단어나 어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유사한 어구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의미나 주제의 집중, 분절과 전이, 리듬과 음악감을 부여했다. 여기에 대중적인 노르웨이어 대신 서부 노르웨이 방언인 ‘신노르웨이어(Nynorsk)’로 글을 썼다. 작품에서 음악성이 도드라지는 이유일 것이다. 그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어떤 면에서는 리듬에 관한 것입니다. 요소들 사이에는 리듬이 있고, 요소들 사이의 관계도 있어요. 리듬은 말하기 쉽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하기는 매우 어렵지요. 은혜, 사랑과 같은 개념은 사용하기 쉽지만 실제로 이해하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듬이 거기 있으면 분명해집니다. 리듬이 있으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품 두 개를 국내에서 번역한 홍재웅은 “본질을 나타내는 단순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미니멀리즘은 포세의 작품이 갖는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즉,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 사건, 배경, 플롯, 문장 등을 과감히 생략한 반면, 강조하고 싶은 것이나 본질적인 부문은 반복 집중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 스스로는 이 같은 규정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The Los Angeles Review of Books』 인터뷰에서 밝혔다.

 

“저는 포스트모더니스트나 미니멀리스트 등 많은 낙인을 받았고 ‘느린 산문’의 작가라고 낙인찍혔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아무것으로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환원주의적이에요. 어떤 면에서 저는 미니멀리스트이고, 또다른 면에서는 포스트모더니스트입니다. 저는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 글에서는 그런 개념을 절대로 그렇구나, 하는 식으로 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21세기 베케트’라고 불린 포세는 희곡 외에도 소설과 시, 에세이, 아동문학, 번역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글쓰기를 이어왔다. 그의 희곡과 소설, 시, 에세이 등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국내에서도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정민영 옮김, 지만지드라마), 『이름/기타맨』(정민영 옮김, 지만지드라마),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3부작』, 『보트하우스』, 『저 사람은 알레스』(정민영 옮김, 지만지), 다섯 살 남자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동화 『오누이』(아이들판) 등이 번역 출간됐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 전에 이미 뉘노르스크문학상, 도블로우그상, 브라게상 명예상, 북유럽 문학상, 국제 입센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포세는 치밀한 취재와 구상이 아닌 최소한의 취재와 계획을 바탕으로 한 희곡이나 소설 쓰기를 선호한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새로운 작품을 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요.” 최근 『뉴욕타임스』(Alex Marshall and Alexandra Alter, 2023.10.5)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저는 아무것도 미리 계획하지 않고 그냥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작품이 이미 쓰여 졌으니 사라지기 전에 적어두기만 하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극작가로 활동하는 동안 여행을 자주 다녔고, 술 역시 많이 마셨다. 결국 섬망과 알코올 중독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2012년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술을 끊은 그는, 현재 오스트리아 비엔나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슬로바키아 출신의 두 번째 아내와 살고 있다. 조용한 마을에서 1주일에 한 번 미사에 가고 쇼핑을 한다. 술을 끊으면서 글쓰기 습관도 바뀌었다. 오후 4~5시쯤 일어나 이튿날 아침까지 글을 쓰던 ‘올빼미족’인 그는 이제 저녁 9시쯤 잠자리에 들어 새벽 4, 5시쯤 일어난 뒤 오전에만 글을 쓴다. 겉치레는 모두 벗어버리고, 순수와 본질로, 소리와 리듬 속으로. 『아침 그리고 저녁』처럼.

 

이 아 누른다 오우 모든 것이 에 그것 에 고요한 물 에 아 우 아 그리고 거친 고함소리와 목소리 에 네 아 아 엔 아 에 아 그래 아 그러고 나서 에 빛 위로 사라져 이 멀리 사라져 모든 것은 다른 어딘가에 있고 아 아 더 이상 여기 없는데 솨솨거리며 다시 윙윙 어떤 소리 뭔가 어떤 것 안으로...

 

<참고자료>

 

-Alex Marshall and Alexandra Alter, 2023.10.5., Jon Fosse Receives Nobel Prize in Literature. The New York Times.

 

-Merve Emre, 2022. 11. 13, Jon Fosse’s Search for Peace. The New Yorker.

 

-Remo Verdickt & Emiel Roothooft, 2022. 11. 31. A Second, Silent Language: A Conversation with Jon Fosse. The Los Angeles Review of Books.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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