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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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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6 00:05:08 수정 : 2023-09-26 0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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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것이며, 좋은 의사가 되려면 먼저 좋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기원전 4세기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의술보다 인술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의 바람과 달리 의학은 수천 년 동안 갖은 실수와 오류를 저질렀다. 의학이 저지른 실수는 대체로 인체에 대한 지식 부족에서 비롯됐다. 의학의 역사는 이러한 환자들의 희생을 담보 삼아 역경을 이겨낸 기록이다.

혈액형이 발견되기 전 17세기 여러 의사들에 의해 인간과 동물 간 수혈이 행해졌다. 환자 몸에 다른 혈액형의 피가 들어오면 혈관 내 피가 응고되면서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고 급기야 환자는 죽는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당시는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소독이라는 개념 역시 19세기 들어 등장했다. 이전 의료진은 환자의 상처를 단단히 동여매 썩게 했으며, 손을 씻지 않아 세균 감염을 일으켰다. 수술 후 감염으로 죽는 환자가 더 많았다.

현재는 외과의의 메스가 미치지 않는 의학 영역이 없다. 그런데도 의료사고와 분쟁은 매년 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의료사고 시 일반인은 의사들과 싸워 절대 이길 수 없다고들 한다.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의사들의 과실을 찾기 힘들어서다. 의사들이 책임을 지고 적절한 보상이나 사후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나 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니 의료분쟁은 극에 달했고, 의료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의료기관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어제부터 시행됐다. 전례가 없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각 병원은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등 의식 없는 환자를 수술할 때, 환자 또는 보호자가 요청할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하고, 최소 30일 동안 보관해야 한다. 무엇보다 촬영물 불법 유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거나, 정부 가이드라인에 모호한 점이 많아 논란이 작지 않다고들 한다. 가뜩이나 심한 외과 기피현상도 걱정이다. 그렇더라도 이왕 시작했으면 법 취지처럼 해묵은 의료분쟁 논란을 줄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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