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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문화 키우고 식물다양성 지키고… 녹색한국 씨 뿌린다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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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31 19:55:55 수정 : 2023-08-31 19: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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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개원 7년차

반려식물 보급·스마트가든 활성화
터미널·산단 등 일상 곳곳 녹지화
‘한국의 센트럴파크’ 국립세종수목원
65ha 부지 25개 전시원 교육·체험

아시아 최대 규모 백두대간수목원
종자 19만점 갖춘 글로벌 ‘시드볼트’
야생식물 멸종 막는 ‘노아의 방주’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과 산림생물 보전·복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대형산불 등 산림생태계 훼손을 가속시키며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생물다양성협약을 맺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기후변화를 위기(위험성)관리의 대상으로 인지하고, 변화하는 기후 적응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2017년 세종시에 설립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산림생물자원의 보전·활용 및 정원산업 및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해 산림청이 조성한 기후대별 국립수목원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산림생물의 보전 및 활용, 정원산업의 진흥 및 정원문화 활성화, 산림복원 정책의 개발 및 지원, 정원산업 진흥을 위한 정보시스템 관리 제공 등이다. 소속 기관으로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군), 국립세종수목원(세종시), 국립한국자생식물원(강원 평창군)이 있다. 내년에는 한국정원문화원(전남 담양군), 2025년에는 정원소재실용화센터(강원 춘천시), 2027년에는 국립새만금수목원(전북 김제시), 2031년에는 국립난대수목원(전남 완도군)이 문을 연다.

국립세종수목원 사계절전시온실 외관.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산림·정원생태계 조성 ‘녹색문화 확산’

탄소중립 이행, 가드닝 및 정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한수정의 역할과 기능도 중요해지고 있다. 한수정은 생물다양성 보전·복원을 비롯, 국민 생활 속 녹색문화 확산, 정원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한수정은 반려식물 프로젝트, 공공·민간정원 토털 서비스 강화, 정원산업 지원, 스마트가든 산업 육성, 생활밀착형 탄소흡수정원 조성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 대비 극복과 국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반려식물부터 정원도시로까지 이어지는 정원 플랫폼도 구축·운영하고 있다.

 

정원문화 확산으로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 붐이 일고 있다. 한수정은 터미널, 역사, 군부대, 병원, 학교 등 공동·다중이용시설을 활용해 녹색생활 공간을 확충하는 생활밀착형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자생식물 보급에도 나선다. 일상 속 반려식물 문화 확산을 위해 자생식물을 활용한 반려식물 나눔사업 및 반려식물 클리닉 등을 운영한다. 국민이 보다 많은 반려식물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도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이는 민간정원 활성화 및 정원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가든 조성사업도 한수정의 주축 사업이다. 스마트가든 조성사업은 산업공단 등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실내정원을 조성해 주는 사업으로, 스마트가든 시범 설치부터 컨설팅, 사후 모니터링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발맞춰 일상 속 녹색공간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사회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탄소저감, 폭염완화, 미세먼지 저감 등 국민 생활권역 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세종수목원 한국전통정원 전경.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한국의 센트럴파크 ‘세종수목원’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한국엔 국립세종수목원이 있다. 2020년 10월 문을 연 세종수목원은 지역의 허파 역할을 하는 도심형 수목원이다. 세종수목원은 온대 중부권역 자생식물의 보전과 증식,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각종 교육·전시·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65㏊ 부지에 전시·관람지구, 커뮤니티·참여활동 지구, 식물교육·체험지구로 구성돼 있다. 생활정원, 후계목정원, 감각정원, 한국전통정원, 어린이정원, 단풍정원, 민속식물원, 무궁화원, 희귀·특산식물원, 사계절전시원 등 총 25개 전시원으로 조성돼 있다.

높이만 30m에 이르는 사계절전시온실 규모는 국내 최대이다. 사계절전시온실은 열대온실, 지중해온실, 특별전시온실로 구성돼 있다. 열대온실에는 나무고사리·인도보리수 등 800여종, 지중해온실은 올리브나무·바오바브나무 등 200여종, 특별전시온실은 계절별 특색 있는 식물과 테마 전시가 열린다.

세종수목원의 특징은 한국전통정원과 분재원, 그리고 자연하천을 닮은 청류지원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통정원은 서울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와 부용정을 본뜬 궁궐정원과 전남 담양 소쇄원의 특징을 살린 별서정원을 연출했다. 분재원에서는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200여점의 분재를 만날 수 있다. 정원식물틔움터에서는 외국 품종이 대부분인 국내 정원시장에서 국내 자생식물이 정원 소재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정원소재 식물의 생산 및 육성 방법을 표준화해 제시하고 있다. 정원식물틔움터는 정원소재 식물의 증식 및 재배기술 보급 활성화는 물론 정원식물의 생산성 및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 백두대간 시드볼트 관계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현대판 노아의 방주 ‘시드볼트’

한수정이 운영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전 세계에 두 곳밖에 없는 글로벌 ‘시드볼트(Seed Vault)’가 있다. 시드볼트는 씨앗을 뜻하는 시드(Seed)와 금고를 뜻하는 볼트(Vault)를 더한 단어로, 종자를 저장하는 일종의 금고라고 할 수 있다.

시드볼트는 세계적으로 두 곳에만 존재하고 있다. 한 곳은 노르웨이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이고, 또 다른 한 곳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운영하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다.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에서는 작물종자 위주로 저장하고 있고, 한수정의 시드볼트에서는 야생식물 위주로 저장하고 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자생력을 잃어가는 식물은 물론 기후변화나 전쟁, 핵폭발 등 지구 차원의 대재앙에 대비해 야생식물의 멸종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 불리고 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는 국내외 종자 5576종 19만4797점이 영구 저장돼 있다. 저장고에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관련한 멸종위기종, 기후변화 취약종, 천연기념물 등이 있다. 기후변화 취약종인 구상나무의 경우 백두대간 권역에서 지역별·시기별로 수집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산림생물자원 보전 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수정은 아시아협력기구 및 중앙아시아 4개국과 시드볼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문화재청과도 협력해 2026년까지 천연기념물 종자 170여 개체를 수집,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하기로 했다.

류광수 이사장은 “최근 국내에서는 대형산불 등 산림생태계 훼손이 가속화하면서 시드볼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글로벌 종자 안전망 구축 등으로 글로벌 산림생물 보전·복원 선도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 “수목원정원 플랫폼 구축  탄소중립 사회 조성 박차”

 

“수목원정원관리원은 국민 생활 속 녹색문화 확산을 선도하는 곳입니다.”

류광수(사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은 3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수정은 정원 생태계 활성화뿐 아니라 생활 속 탄소중립 역할을 선도하는 수목원정원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이사장은 “한수정이 시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주변 수목원을 보면 역할과 기능이 금방 와 닿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체감형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정은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탄소중립 이행, 가드닝 및 정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생활 속 정원 인프라 확대, 정원문화 활성화를 통해 정원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원 6년여 만에 국내 최고의 수목원 정원 서비스 전문기관으로도 거듭났다. 한수정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발맞춰 일상 속 녹색공간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사회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저감, 폭염완화, 미세먼지 저감 등 국민 생활권역 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류 이사장은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사업은 기후대응기금으로 공동·다중이용시설을 활용해 녹색생활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이라며 “지난해 기후대응기금으로 전국에 107개소의 생활밀착형 정원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정은 이 중 38개소를 직접 조성 및 관리하고 있다. 한수정은 정원 소재 가치가 뛰어난 자생식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립수목원과의 계약재배를 체결하는 등 국내 자생식물 24만 본을 활용해 정원을 조성했다.

 

류 이사장은 ‘2030·50 수목원·정원 플랫폼’ 전략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5대 전략방향으로는 △공동의 미래를 위한 산림생물 다양성 보전 △종자 과학기술로 산림바이오 신동력 주도 △자연과 문화·예술을 접목한 전시교육 플랫폼 △자연과 사람, 모두를 위한 녹색 행복공간 창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 정착 등이다. 올해는 한수정이 제2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놨다. 그는 “생물다양성 복원·정원문화 확산이라는 핵심 의제뿐 아니라 시공간 및 대상을 초월한 전시교육, 과학·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스마트 전시교육 공간, 생활의 일상이 되고 쉼터가 되는 창구 역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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