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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주요국 소고기 소비 줄었다는데…한국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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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01 06:00:00 수정 : 2023-01-31 17: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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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의 나라’ 아르헨, 물가 상승에 소고기 소비 줄어
한국은 경기침체에도 소비 증가…“집밥·지원금 영향”
2022년 1인당 고기 58.4㎏ 먹어…쌀 소비 첫 ‘추월’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등 세계 주요 소고기 소비국서 소고기 수요 감소세 지속.’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적 경기침체로 소고기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소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에서 소비가 줄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경기침체에도 소고기 소비가 증가했으며 지난해 전체 육류 소비가 주식인 쌀 소비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폼벨에 있는 한 정육점에 쇠고기들이 줄지어 진열되어 있다. AP연합뉴스

◆소고기 가격 부담 커…닭고기로 대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고기 소비 감소폭이 특히 큰 나라는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세계 1위인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 사람 1명이 1년간 먹은 소고기 양은 2007년 58.7㎏에서 지난해 47.2㎏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13년 만에 31% 떨어진 데다 1920년(46.9㎏) 이후 100여년 만에 가장 적었던 2021년(47.8㎏)보다 더욱 감소한 숫자다.

 

소고기의 빈자리는 가격 부담이 적은 닭고기가 채웠다. 아르헨티나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년 전 18㎏정도에서 지난해 46㎏ 가까이로 급증했다.

 

미국에서도 소고기 소비가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소고기 판매량은 4% 이상 감소했다. 영국의 지난해 소고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5.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테이크용 소고기 판매량은 19%나 급감했다.

2022년 11월 2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오마하에 있는 한 도축업소에서 근로자들이 쇠고기 발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전 세계 소고기 소비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 그동안 소고기 소비가 많았던 국가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국 소고기 소비량은 5%가량, 아르헨티나는 2%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나타난 이들 국가 소고기 소비량 감소세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고착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인구 증가 및 신흥국 소고기 섭취량 증가로 세계 일부 지역에서 소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선 지원금으로 소고기 먹어…소비 증가

 

한국은 어떨까. 한국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침체와 높은 물가 상승률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고기 소비는 늘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14.9㎏로 추정(가집계)된다. 코로나19 이전이던 2019년(13.0㎏)과 비교하면 2㎏가량(약 15%) 늘어난 것이다. 

 

한국인의 연간 소고기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 2013년(10.3㎏) 처음으로 10㎏을 넘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에는 12.9㎏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2021년엔 13.9㎏, 2022년엔 14.9㎏로 2년 연속 1㎏씩 늘었다.

 

주요 소고기 소비국에서 가격 부담 때문에 소고기 소비를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농업당국은 ‘집밥 열풍’과 ‘재난지원금’을 소고기 소비 증가 원인으로 꼽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밥을 해먹는 사람이 늘면서 소고기 수요가 증가했고, 정부가 지급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평소 가격 부담이 컸던 소고기를 사먹는 데 쓴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고기를 주식처럼 많이 먹는 국가의 경우 고물가가 소고기 소비에 더욱 부담을 줬을 것”이라면서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소고기 가격이 많이 올라 수출을 제한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주식이 고기가 아닌 곡물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와 재난지원금에 따른 가격 부담 경감 영향으로 소고기 소비가 늘어난 걸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미국산 소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 등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 미국산 소고기의 한국 수출(한국 입장에선 수입)은 금액 기준 24억5천600만달러(약 3조600억원)로, 중국과 일본을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한국인의 고기사랑…밥보다 고기 더 먹었다

 

한국은 소고기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소비를 꾸준히 늘려왔다. 물론 아르헨티나, 미국 등과 비교하면 명함도 못내미는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식인 쌀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2021년(56.9㎏)보다 0.2㎏ 감소했다. 역대 최저 기록이다.

 

반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전망 2023’에서 추정한 지난해 3대 육류(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의 1인당 소비량은 58.4㎏였다. 사상 처음 육류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추월한 것이다.

 

한국인의 육류 소비는 앞으로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1인당 육류 소비량이 내년에는 58.5㎏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겠으며 점차 증가해 5년 뒤인 2027년엔 60.6㎏, 10년 뒤인 2032년엔 63.1㎏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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