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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대상 초기 임상 시험서 97% 효과…‘에이즈 백신’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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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5 12:21:22 수정 : 2022-12-05 15: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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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백신 접종으로 체내서 HIV 중화항체 유도 효능 확인”
“eOD-GT8 60me, 8주 간격 2차례 접종시 HIV 면역반응 유도”
“백신 상용화 성공시 HIV 연구 40년만에 성공한 첫 백신 된다”
모더나도 mRNA 기반 HIV 백신 후보 ‘mRNA-1644’ 개발 중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3D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연구 중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100%에 가까운 효능을 보여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해당 백신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HIV 연구 40년 만에 성공한 첫 백신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5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스크립트 연구소, 미국 국립보건원(NIH), 월터리드 미 육군병원 등 연구팀은 백신 접종으로 체내에서 HIV를 광범위하게 중화시키는 항체 전구체를 유도할 수 있다며 초기 임상시험에서 약 97% 수준의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HIV 백신은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HIV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약물이다. HIV는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변이를 계속 일으켜 면역반응을 회피할 수 있어 치료제 또는 백신 개발이 어렵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HIV 백신 후보 ‘eOD-GT8 60me’를 8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하면 HIV에 대한 면역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18~50세 사이 실험 참가자 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eOD-GT8 60me를 투여한 36명 중 35명에서 광범위한 수준의 HIV 중화항체 전구체인 B세포 생산을 유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참가자 중 eOD-GT8 60me 투약군 18명은 백신 2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을 투여한 뒤 8주 후에 면역증강제와 함께 같은 용량의 백신을 투여받았다. 면역증강제로는 다국적제약사 글락소미스클라인(GSK)의 ‘AS01B’를 사용했다. 

 

또 다른 18명은 100㎍ 용량으로 동일하게 진행했고, 대조군으로 참여한 12명은 백신 대신 식염수를 투여했다. 

 

참가자들은 임상시험 후 경증 또는 중등도 수준의 주사부위 통증, 두통 등의 부작용이 있었지만 심각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다. 또 이상반응은 대부분 1~2일 내로 해결됐다.

 

연구팀은 “HIV, 인플루엔자, C형 간염 바이러스 또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 계열 같은 항원 다양성이 높은 병원체에 대해 광범위하게 중화항체를 유도하는 것은 백신 설계에 있어 큰 도전”이라며 “배아 세포를 표적으로 한 백신 설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잠재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아 단계 세포를 표적으로 해 이후 다양한 HIV 항체로 분화해 각각 다른 HIV 부위를 표적으로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HIV가 복제과정을 거치면서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중 상대적으로 동일하게 유지하는 부분은 몇 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확한 부위에 결합할 수 있는 매우 특정한 특성을 가진 특정한 항체를 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OD-GT8 60me 개발이 임상2상에 진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상업화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성공할 경우, 범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이 접근법이 HIV에만 도움이 돼도 엄청난 일이겠지만 HIV를 넘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2일 게재됐다. 

 

한편,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에서도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기반으로 유사한 기전을 가진 HIV 백신을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처럼 mRNA를 세포 안으로 주입하면 HIV 항원 역할을 할 단백질을 만들어 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모더나는 현재 국제에이즈백신이니셔티브(IAVI)와 함께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자사 HIV 백신 후보 ‘mRNA-1644’에 대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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