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월북몰이’ 의혹 당사자들의 반박 회견, 수사 물타기 아닌가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10-27 23:03:01 수정 : 2022-10-27 23:03:0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이른바 ‘월북몰이’ 의혹 당사자들이 어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월북몰이’를 했다는 것은 마구잡이식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첩보 내용을 삭제하는 등 은폐 의혹에 대해선 ‘진실왜곡’이라고 강변했다. ‘탈북어민 북송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정부가 국민의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아예 ‘동해 흉악범 추방사건’으로 규정했다. 탈북어민의 개인 범죄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몰아 자신들의 책임을 모면하겠다는 꼼수다. 5500자가 넘는 이들의 회견문에는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회견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이해당사자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해 고민정 최고위원, 설훈·윤건영 의원 등 당 지도부와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정치탄압 프레임을 앞세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문재인정부 외교·안보 라인과 민주당 지도부까지 합세한 여론전으로 검찰 수사에 압력을 넣고 물타기 하겠다는 저의가 다분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를 “무례하다”며 거절한 바 있다. 이런 판국에 민주당 의원들은 해경의 월북 입장 번복과 감사원 중간 감사 발표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감사원이 문재인정부의 증거 왜곡을 지적하자 ‘감사완박(감사권 완전박탈)’을 위한 감사원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기까지 했다. 후안무치한 일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서 전 실장이 고 이대준씨 피격 직후인 2020년 9월23일 새벽 열린 청와대 회의에 기록비서관 A씨의 불참을 지시해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진술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유엔에서 “2020년 9월 서해에서 비무장 한국 시민이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개탄한다”고 했다. 이미 서욱 전 국방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이 관련 정보의 삭제·왜곡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유엔, 국제앰네스티 등 전 세계 국제기구와 인권단체가 지켜보고 있다. 정치 논리에 매몰돼 실체적 진실에 눈감으면 국가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월북몰이’ 의혹 당사자들은 감성팔이식 여론전을 할 게 아니라 수사에 성실히 응해야 옳다. 검찰도 철저한 수사로 공정성을 의심받아선 안 될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