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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급한데… 시작부터 ‘정쟁 국감’

입력 : 2022-10-04 17:55:00 수정 : 2022-10-04 18: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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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상임위마다 충돌

박진 해임안·文 서면 조사 등
진영 따라 흠집내기 몰두 지적
일부 부처 준비부족도 도마에

윤석열정부 첫 국정감사의 막이 오른 4일 여야는 국회 상임위마다 충돌했다.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여야 정치권은 민생보다 정쟁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야권에선 김건희 여사 논란을 더 부채질했고, 여당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 흠집 내기에 주력했다. 여야뿐 아니라 피감기관인 행정부도 불성실한 태도로 임해 국정감사 진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통위 파행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가 파행 끝에 감사 중지된 모습. 더불어민주당은 ‘외교 참사’ 책임을 묻기 위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점을 들어 장관직 사퇴 및 국감장 퇴장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박 장관 방어에 주력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오전부터 파행을 일으키며 논란이 된 곳은 외교부 국감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에서는 지난달 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박 장관 퇴장을 거듭 요구했다. 여야가 40여분 공방을 벌인 뒤 정회했다. 오후 국감에서는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영상 상영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충돌하면서 정회했다.

교육위에서도 여야는 정면으로 부딪쳤다. 초유의 장관 없는 국정감사가 진행된 교육위 국감에서 민주당은 논문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나섰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은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한 국민대·숙명여대 총장 증인 채택과 관련, “권력을 남용한 명백한 폭력 행위”라고 맞섰다. 국민대·숙명여대 총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대법원 국감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시작 전부터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놓고 여야가 피켓 시위로 맞대결을 벌였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선 부처의 준비 부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기정통부는 의원들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보도자료를 인쇄물이 아닌 컴퓨터 파일로만 제공했다. 해당 자료 검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감 개의가 1시간 가까이 늦어져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인사말은 (종이로) 인쇄해서 주고 정작 중요한 업무보고는 인쇄를 안 해줬다”며 호통쳤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이 머리를 숙이면서 일단락됐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야당은 조금만 더 거세게 몰아붙이면 낮은 지지율의 윤석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아서 총력전을 펼치고, 여당도 더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며 “특히 총선을 1년 반 앞두고 있어서 국감 내내 민생보다는 정쟁을 위해 치열하게 싸울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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