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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패장’ 이재명의 당권 도전… 민주당 쇄신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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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17 23:25:17 수정 : 2022-07-17 23: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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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4개월여 만에 출사표
명분 약하고 사법리스크도 부담
당내 극심한 분열상 초래할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어제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28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3·9 대선 패배 이후 4개월여 만,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이 의원은 회견에서 “민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 그 첫 시작이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거대 야당의 당수 자리에 올라 전방위로 진행되는 과거 청산과 사정의 칼날을 방어하고, 야권의 유일 대선주자로 대세론을 견지해 나가려고 하는 모양이다.

이 의원이 대선 패배 후 두 달여 만에 연고가 없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나섰을 때부터 당권 도전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은 명분이 약하고 책임정치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에서 패배한 주요 정당의 후보가 불과 넉 달 만에 당 대표를 맡겠다고 나선 건 전례가 없다. 이 의원은 3·9 대선 때는 후보로, 6·1 지방선거 때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서 뛰었지만 두 번 내리 패배했다. 이 의원은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의 간판이 바뀌지 않은 민주당이 2년 뒤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민주당에 지금 필요한 것은 혁신과 쇄신이다. 선거 패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이 대표를 맡게 되면 민주당이 어떻게 반성과 성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놓고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당내에서 극심한 반발 기류가 형성된 이유다. 이 의원은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이 같은 말로 당내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현재 이 의원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도 아직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결국엔 민주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의원 출마가 당내 심각한 분란을 낳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등장 등 세대교체 흐름에도 역행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장래와 화합을 생각했다면 이 의원이 꼭 이 시점에 등판해야 했나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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