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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 경고음 커지는데 여야는 당권·원 구성 다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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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0 23:05:33 수정 : 2022-06-10 23: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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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24개월 만에 적자 전환
화물연대 파업·고물가 피해 확산
선거 없는 2년 국민삶에 집중해야

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3개월간 이어져 온 흑자 행진이 마감됐다. 재정적자가 기정사실화한 마당에 경상수지마저 적자를 내면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쌍둥이 적자는 환율 상승과 국가신용등급 하락, 외국인 자금 유출의 악순환을 몰고 온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 악재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비상 상황에 처해 걱정이다.

경제위기 경고음이 점점 커지는데도 정치권에선 위기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당권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국민의힘에선 친윤석열(친윤)계와 이준석 대표 사이에 막말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이 며칠째 이어진다. 이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육모방망이’ ‘추태’ ‘싸가지’ 등의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 가며 입씨름을 벌였다. 발족을 앞둔 친윤 성향 의원 모임 ‘민들레’도 양측 갈등의 뇌관이다. 당내에선 친윤 그룹이 세력화해 차기 당권 경쟁, 총선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장제원 의원이 어제 “(민들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대표는 “당내 공조직에 해당하지 않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은 사조직”이라고 반박했다. 여권이 ‘원팀’이 돼도 경제 파고를 헤쳐 나가기 어려울 판에 편을 갈라 서로 삿대질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더불어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쇄신과 재건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친이재명(친명)계와 친문재인계 간 공방은 전당대회 ‘룰 싸움’으로 옮겨붙었다. 친명은 당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 투표 반영률을 높이자고 주장한다. 8월 전대에서 이재명 의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속셈이다. 어제 출범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가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여야 모두 겉으로는 ‘혁신 경쟁’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본질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당권싸움이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 보니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계파싸움에만 골몰하는 것이다. 이러니 대내외 경제 악재에 대비해야 할 국회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만 벌이다 개점휴업 상태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밀리고 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봐야 한다는 책무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여야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거대 양당이 할 일은 기득권 유지와 당권 경쟁이 아니다. 앞으로 2년은 민생의 시간이 돼야 하는 것이다. 여당은 국민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야당은 여권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 그리고 자체 쇄신에 힘써야 한다. 여야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다음 총선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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