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법사위원장 넘기겠다”는 약속 파기한 민주당의 후안무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5-06 22:46:08 수정 : 2022-05-06 22:46: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임 지도부 간 합의 의미 없어”
청문회 흥정에다 막말·겁박까지
신뢰 복원해 협치 불씨 살려야

더불어민주당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오는 6월부터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했던 ‘21대 국회 원 구성 합의’와 관련해 “이제 여야가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후반기 원 구성 협상도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전통적으로 야당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맡아왔다”며 “전임 원내지도부 간 합의 자체가 월권”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이 (검찰 수사권 조정) 합의를 파기하는 걸 보면서 과연 (지난해 원 구성) 합의가 의미가 있을까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궤변이자 억지주장이다.

민주당의 속내는 빤하다.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등 온갖 꼼수와 편법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을 강행했던 것처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과 관련한 후속 법안들도 일방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심산이다. 여론은 안중에도 없다. 2004년 17대 국회부터 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 맡아왔다. 그런데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은 이런 협치관행을 깨고 두 자리를 독식했다. 부작용이 끊이지 않자 여야는 작년 7월 “국회 후반기 법사위는 국민의힘이 맡는다”고 합의했다. 이제 와서 정권을 뺏겼으니 법사위원장도 야당 몫이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 협잡꾼, 불한당과 무엇이 다른가.

여당이 윤석열정부 출범에 몽니를 부리는 건 목불인견 수준이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볼모 삼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여러 부처 후보자의 낙마를 노골적으로 압박한다. 청문회를 흥정대상으로 여기는 발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도 모자라 한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소통령’, ‘부적격자’ 운운하며 험담과 막말을 퍼붓는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후보자 ‘부모 찬스’ 의혹을 거론하며 “경찰과 공수처가 즉각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고 겁박했다.

야당도 협치의 틀을 깼다는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중재안을 사흘 만에 뒤집어 원구성 합의 파기의 빌미를 주지 않았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내 갈 길 간다’는 식 대응도 걱정스럽다. 한 총리 후보자뿐 아니라 흠결 많은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도 강행하겠다고 한다. 이러다 새 정부는 총리 없이 출범해야 할 텐데 국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여야 모두 냉정을 되찾고 대화로 협치와 상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무너진 정치 신뢰부터 복원하는 게 급선무다. 민주당은 얼토당토않은 원 구성 합의 파기를 철회해야 마땅하다. 이런 폭주를 거듭하다가는 민심의 거센 역풍을 피할 길이 없다. 국민의힘도 원내대표 합의와 의원총회 추인까지 거친 중재안을 백지화했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나 상응하는 조치가 없는 건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 윤 당선인이 극한 대치 정국을 풀어나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새 정부가 처할 ‘여소야대’의 현실을 받아들여 국민 눈높이에 맞는 타협안을 찾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