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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韓 총리 후보자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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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2 23:58:59 수정 : 2022-05-02 23: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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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앞의 책자는 서면질의 답변서.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정부 1기 내각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5명의 인사청문회가 어제 동시에 열렸다. 정권교체로 공수가 뒤바뀐 여야 간에 날카로운 ‘창과 방패’의 대결이 펼쳐졌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한 후보자 청문회는 시작부터 자료 미제출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더니 시종 열띤 공방전이 전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지낸 이력 등 이해충돌 의혹과 재산형성 과정,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작업 개입 의혹, 부인의 그림 판매 등을 집중 추궁했으나 속 시원한 답변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고위 공직 경력을 팔아 유명 로펌에서 거액의 고문료를 받았다는 이해충돌 의혹은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됐다. 한 후보자는 공직 퇴임 후인 2017년부터 김앤장 고문으로 약 4년4개월간 일했고, 이보다 앞선 2002∼2003년에도 같은 직책에 있었다. 한 후보자는 이 같은 이력에 대해 “공적인 직책에서 경험과 능력을 쌓은 사람이 민간에 가서 국가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제가 한 일이 공공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의혹을 해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국민 눈높이에선 변명과 궤변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답변이다.

한 후보자는 그동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문회에서 다 말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해왔다. 그러나 정작 청문회장에서도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 후보자는 자신이 2014년 정부와 론스타 간의 국제투자분쟁(ISDS) 소송 당시 ‘한국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는 취지로 론스타에 유리한 진술을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론스타와 관련 없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터무니없다” 등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민주당도 결정적인 한 방은 부족했다. 구체적인 근거 제시 없이 언론 보도를 재탕, 삼탕하는 수준에 그쳤다. 인신공격성 질문도 유감스럽다. 김의겸 의원은 “1등 수석 참 많이 했는데 명예로운 1등일까요”라고 반문해 빈축을 샀다. 첫날 인사 청문회는 질의와 답변 모두 국민들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했다. 민주당은 능력과 자질 검증보다 흠집 내기에 주력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 공세에 치우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한 후보자 역시 거론된 의혹들을 적당히 얼버무리지 말고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소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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