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신구 권력 끝없는 충돌, 순조로운 정권이양 그리 어려운가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4-27 23:28:27 수정 : 2022-04-27 23:28: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신구 권력이 끝없이 충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방송된 JTBC 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며 “집무실을 옮기는 건 국가의 백년대계다.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고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교체기에 ‘3월 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5월 10일부터 업무 시작하겠다’는 식의 일 추진은 정말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합참이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한 후에 집무실을 이전하는 게 필요하다.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마당에 우리 정부는 신구 권력 간에 크게 갈등할 수 없는 것이니, 국정 안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에 대해서도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국정 운영 경험자로서 의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북한 도발에 대해 선제타격을 언급한 발언도 거론하며 “국가지도자로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차기 정부의 정책을 대놓고 험담하니 민망하고 안타깝다. 임기를 불과 10여일 남겨둔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을 흠집 내는 건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윤 당선인 측도 뿔이 날 수밖에 없다. 당선인 대변인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전직 대통령이 협조해서 잘 도왔다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국가지도자로서의 품격”이라고 응수했다.

현·차기 대통령까지 사안마다 충돌하니 정권이양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더불어민주당의 몽니로 파행을 거듭하다 다음 달 2∼3일로 늦춰졌다. 자칫 국회에서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불발되면 윤석열정부가 총리와 장관 한 명 없이 출범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새 정부는 국무회의 정족수(전체의 2분의 1)조차 채우지 못해 국정 마비에 빠질 게 뻔하다.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지금은 대내외에서 코로나19 유행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고유가 등 악재가 쏟아지는 비상시국이다. 현·차기 정부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자고 나면 싸우기만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속으로 삭이고 정권이양을 돕는 게 순리다. 윤 당선인 측도 현 정권을 과도하게 자극하거나 점령군 행태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양측은 국민의 인내심이 이미 바닥났음을 명심하고 자중하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