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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설사·복통 3∼6개월 반복 땐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야”

입력 : 2022-04-24 22:00:00 수정 : 2022-04-24 20: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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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 식습관이 부른 ‘선진국병’ 증가

스트레스 등 유전·환경적 요인 원인
면역계 부담으로 작용 염증 불러와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등이 대표적
주로 20대 젊은층 많아 장기적 고통
표준화 진단법 없어 판단 오래 걸려
“검진·식이요법 등 적극적 치료 중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이 뒤틀리는 듯한 복통, 갑작스러운 배변감, 설사가 이어지면 보통 ‘세균성 장염’부터 떠올린다.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하는 질병이기에 예사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3∼6개월 이상 증상이 반복되는 20∼30대라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병’으로 불리는 염증성 장질환은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함께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염증성 장질환에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특히 2011년 1만3292명이던 크론병은 지난해 2만8720명으로 2.2배 늘어났고, 궤양성 대장염 역시 같은 기간 2만8830명에서 5만2087명으로 1.8배 증가했다. 두 질병 모두 20∼30대 발병 비율이 높았다. 게다가 크론병은 2명 중 1명이 20∼30대였다.

 

◆진단과 치료 늦어지면 합병증도 심해

만성적으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가 세균감염, 식습관, 약물,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면서 면역계에 부담이 돼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발병 부위가 다르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이르는 위장관 전체에 염증이 발생하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국한해 나타난다.

복통과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초기 증상은 두 질병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증상은 일반 장염과 구별이 쉽지 않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에 따른 질병인 만큼 병이 진행되면서 관절, 눈, 피부, 간, 신장 등 전신에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표준화된 단일 진단 방법이 없다. 증상, 혈액검사, 대장내시경검사, 조직검사, 복부 CT 또는 MRI 등을 통해 다른 질병을 제외하며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 때문에 첫 증상 이후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2017년 대한장연구학회가 환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10명 중 3명이 진단까지 1년 이상 걸렸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가 어렵고 합병증이 심하다. 특히 크론병 환자의 경우 합병증 위험이 높다. 장에 구멍이 생기는 누공이 환자의 20∼40%에서 발생하고, 장이 좁아지는 협착, 장이 막히는 폐쇄도 발생할 수 있다. 장 협착으로 압력이 증가하면서 장이 뚫리는 천공도 환자의 1∼2%에서 발생한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론병이 유전병은 아니지만 환자의 5% 정도에서 가족력이 있다”며 “염증성 장질환은 유병 기간이 8∼10년 지나면 대장암 위험이 2∼3배 정도 올라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른 시기 발병으로 ‘고통’… 생물학적 제제로 수술 줄어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질환으로, 한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20대 젊은층에서 발병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유병 기간’도 그만큼 길다는 의미다.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에 질병으로 회사를 그만두거나 질병을 숨긴 채 생활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다. 대한장연구학회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불안, 우울장애 위험이 각각 1.6, 2.0배 높았다.

초기에는 항염증제를 시작으로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 증상을 완화하고 관리하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만성으로 진행되는 질병인 만큼 치료 후 증상이 완화될 때 환자 임의로 약을 끊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런 화학적 약물로 호전이 안 되는 중증도 이상의 환자의 경우 염증을 일으키는 특정 물질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유전적 외에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 명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술이나 커피, 인스턴트 등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환경적 요인 중 서구화된 식생활습관이 언급되는 것도 국내에서는 환자수가 많지 않은 데 비해 해외에서는 높은 유병률의, 흔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차 교수는 “강력한 생물학적 제재로 인해 수술로 넘어가는 경우도 과거보다 현저히 줄었고, 갑작스러운 증상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줄었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차 교수는 식습관에 대해서는 “활성기에는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지만 관해기에는 인스턴트나 기름진 음식만 피하면 먹는 데 제한을 따로 둘 필요는 없다. 주로 한식 위주 식단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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