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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 비전 사라지고 중앙정치 각축장 된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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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1 23:30:47 수정 : 2022-04-11 23: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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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는 지역을 발전시킬 일꾼들을 뽑는 선거다. 그 지역을 잘 알고 제대로 일할 사람이 나서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50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는 거꾸로다. 별다른 지역 연고가 없는 인사들이 갑자기 경선에 뛰어든다. 지난 대선 경선이나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사람 등이 불쑥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지역 비전을 두고 경쟁해야 할 당내 경선이 중앙정치 각축장으로 변질되고 있으니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연일 시끄럽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하니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서울은 새로운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제는 김민석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신4인방을 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가 ‘선당후사(先黨後私)’란 황당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대선 패배 책임을 절감하고 자숙해야 할 송 전 대표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로 옮겨 출마하겠다는 건 후안무치한 행태다. 그의 출마에 이재명 전 경기지사 의중이 실렸느냐를 두고 당내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볼썽사납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대구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이 뚜렷한 인연이 없는 경기지사에, 정치적 기반이 각각 수도권과 서울인 김영환·이혜훈 전 의원이 충북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지방선거를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태흠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와 김은혜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에 따른 것이 아니냐며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도 부적절하다. 윤 당선인 측은 본인 결단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이해하기 어렵다. 당선인 대변인을 맡은 지 한 달도 안 돼 그만두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에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 후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선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고,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딛고 집권여당 견제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중앙정치가 지방선거 의미까지 퇴색시켜선 안 될 것이다. 여야는 남은 기간만이라도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를 살리는 정책 경쟁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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