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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양적 긴축 카드 꺼낸 美… 韓 기준금리 조기인상 관측

입력 : 2022-04-08 06:00:00 수정 : 2022-04-08 01: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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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FOMC 의사록 공개
기준금리 0.5%P 올리는 ‘빅스텝’
월 최대 950억弗 양적 긴축 동의
코스피 2700선 붕괴·환율 올라

고물가 상황 고려해 시점 당길 듯
한은 총재 공석에도 14일 가능성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전 세계에 물가급등 공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5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 긴축을 동시에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긴축 가속화 예상에 각국 주식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우리 금융당국으로서도 추가 금리인상 압박이 커졌으나 사상 최대의 가계대출 등으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다수 회의 참석자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거나 강해진다면 향후 회의에서 한 번 이상의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당장 3월부터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월 최대 950억달러(약 115조8525억원)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방안에도 대체로 동의했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는 대신 소멸시키는 방식인데, 구체적으로 국채 6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 350억달러의 축소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3월 말 연준의 보유자산은 8조9370억달러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 중순부터 늘기 시작해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17∼2019년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당시 월 상한선이 최대 50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양적 긴축은 종전보다 2배에 가까운 속도로 진행되는 셈이다. 개시 시기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3월 FOMC 논의가 ‘대폭 진전’을 보인 만큼 이르면 5월 3~4일 열리는 FOMC 이후 보유자산를 축소하는 프로세스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서다.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9% 급등해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6.4% 뛰어 연준 목표치(2%)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는 양상이다.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델라웨어주 상공회의소 행사 연설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 몹시 우려하고 있다”며 “연속해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 기관채, 주택저당증권(MBS) 보유액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봤다.

 

연준의 빅스텝 예고로 미국과 한국 증시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4.67포인트(0.42%) 내린 3만4496.51에, 나스닥 지수는 315.35포인트(2.22%) 급락한 1만3888.82에 장을 마쳤다.

 

7일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39.17포인트(1.43%) 내린 2695.86에,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15.18포인트(1.61%) 낮은 927.95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원 오른 달러당 1219.5원에 거래를 마쳤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9.17 포인트(1.43%) 하락한 2695.86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美 ‘빅스텝’ 카드에 韓 기준금리 조기인상 관측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내비침에 따라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한은 총재가 공석인 만큼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5월 금융통화위원회(26일)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미국의 ‘빅스텝’ 가능성에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고,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급격히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는 반론도 나왔다. 하지만 5개월 연속 3%를 넘어섰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까지 돌파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면서 한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전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62%포인트 오른 2.941%로 마감하며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방안을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순서대로 기재해달라’는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팬데믹(대유행)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투입되었던 자원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및 신산업 육성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에 주력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교육제도 개선, 혁신생태계 조성, 양극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민·이도형·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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