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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열풍에 소환된 '허니버터칩·꼬꼬면'… 지금은? [이슈+]

입력 : 2022-04-02 21:00:00 수정 : 2022-04-02 2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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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짠과 버터맛의 조화 '허니버터칩'
스티커 마케팅과 달리 맛으로 소비자 유인
출시 전후 입소문 타더니 광풍으로 '품귀'
당시 중고장터에 소분하거나 조각내 팔기도
매출 대박에 생산공장 증설했지만, 관심 시들
해태 측 "'대란' 수준 아니지만 여전히 매출 높아
공장 늘려 소비자 니즈 즉각 반영할 수 있게 돼"

시장 혁신 불러온 칼칼한 하얀 국물 '꼬꼬면'
'이경규가 만든 라면' 출시 보름 만에 350만봉
꼬꼬면 인기에 경쟁사들도 하얀국물 라면 출시
설비 늘렸지만, 인기 식어 매출 전년 대비 반토막
'증설의 저주' 예시된 팔도의 '아픈 손가락'
코로나 사태로 라면 소비 증가하면서 다시 상승세
지난 3월 27일 강원 춘천시 내 한 편의점 입구에 포켓몬빵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공장 증설하면 안되지. 허니버터칩이랑 꼬꼬면을 보라구.”

 

포켓몬빵을 생산하는 SPC가 공장 증설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최근 포켓몬빵 품귀 현상에 많은 소비자들이 해태의 허니버터칩과 팔도(hy)의 꼬꼬면을 떠올린다. 두 제품은 각각 2014년과 2011년 스낵업계와 라면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품귀 이상의 대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열풍이 지나가고 돈만 있으면 먹고 싶을 때 얼마든 사먹을 수 있게 되자 대부분 소비자들은 “반짝 인기였다”고 여기게 됐다. 일부에선 “망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국 식품업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허니버터칩과 꼬꼬면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누가 망했대?” 연매출 500억원 스테디셀러 된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은 2014년 8월에 출시됐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허니버터칩. 연합뉴스

짭짤한 맛만 존재했던 감자칩 시장에 꿀맛 허니버터칩의 등장은 큰 충격이었다. 생감자 슬라이스에 단짠의 조화와 버터로 고급미(味)를 얹은 전에 없던 과자는 곧바로 스낵계의 판도를 뒤집으며 ‘허니버터’ 광풍을 불러왔고 품귀 현상을 빚었다. 출시 한달 전후 SNS에서 핫이슈가 되더니, 11월 초부터 물량이 부족해졌다.

 

이에 해태는 출시 초기임에도 허니버터칩 마케팅을 중단하고 공장 풀가동을 시작했다.

 

허니버터칩 열풍은 지금의 포켓몬빵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포켓몬빵은 ‘다 아는 맛’임에도 동봉된 스티커(띠부띠부씰)를 모으려는 수요가 대부분이지만, 허니버터칩은 맛 자체로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일본 업체인 가루비와 협업으로 탄생했다는 설도 있었으나 해태에 따르면 허니버터칩 시즈닝은 해태가 독자 개발했다.

 

완전히 새로운 맛의 등장에 소비자들은 “맛이라도 한 번 보고 싶다”며 허니버터칩 구하기에 나섰다.

 

당시 중고장터에는 허니버터칩을 소분하거나 조각내 파는 사람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허니버터칩을 어렵게 구해 여자친구에게 주려고 가슴에 품고 지하철을 탔는데 누군가 하차하면서 소매치기 해갔다”는 슬픈 사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허니버터칩 물량 부족은 2015년 연중 계속됐고, 그 해 허니버터칩은 9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해태는 2016년 2월 생산공장을 증설하기에 이른다. 당시 1800억원의 연 매출 목표도 제시했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품귀현상이 계속되던 지난 2014년 11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편의점에 '허니버터칩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붙여져 있다. 뉴시스

하지만 그 때부터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첫번째 이유는 경쟁사들이 유사 상품을 대량 출시한 탓이었다.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맛을 출시했고, 감자칩 스낵 1위 오리온 포카칩은 스윗치즈 맛을 내놨다.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던 허니버터칩은 유사상품들의 물량 공세에 밀리기 시작했다.

 

두번째 이유는 1년쯤 지나니 소비자들이 한 번씩 먹어본 ‘아는 맛’이 되면서 관심이 시들해진 데 있다. 사람들은 편의점에 매대에 없을 땐 더 사고싶어 하지만, 항상 있을 땐 그렇지 않았다. 업계에선 “공장 증설의 저주가 이번에도 맞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해태는 공장 증설로 손해보단 이득이 더 많았다고 말한다. 월 75억원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하나로 허니버터칩만 만들 수 없어 공장을 늘렸고, ‘대란’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은 연 매출 500억원가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 출시된 과자 중 드물게 전체 과자 판매순위 10위 안에 포함되는 등 스태디셀러로 자리 잡았다”면서 “또 공장을 늘려 새로운 소비자 니즈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 것도 내부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리뉴얼 효과로 1분기 매출 30%↑…꼬꼬면의 부활?

 

꼬꼬면은 2011년 3월 방송된 KBS 예능 ‘남자의 자격’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요리한 레시피가 제품으로 개발돼 그해 8월 출시됐다. 빨간국물 라면 일색이었던 시장에 칼칼한 맛의 하얀국물 라면의 등장은 혁신적이었다.

 

‘이경규의 레시피로 만든 라면’이라는 홍보 효과에 출시 보름만에 350만봉이 팔려나갔다. 초기엔 방송과 결합된 소비자의 관심이 바탕이었으나, 먹어본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팔도에 따르면 출시 후 6개월 간 월 평균 판매량은 1000만봉에 이르렀다.

 

사진=연합뉴스

꼬꼬면의 인기에 경쟁사들도 하얀국물 라면을 잇따라 내놨다. 삼양이 나가사키 짬뽕을 출시해 꼬꼬면과 경쟁했고, 오뚜기가 뒤늦게 기스면을 내놨다.

 

비빔면 이외에 강력한 킬러콘텐츠가 필요했던 팔도는 꼬꼬면을 키우기 위해 이듬해 5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했다. 하지만 꼬꼬면의 인기는 곧 빠르게 식었다. 2012년 들어 월 매출은 전년대비 반토막으로 줄었고 설비를 늘린 팔도는 뼈아픈 실패는 겪었다.

 

한 관계자는 “원래 공장 증설 계획이 있었고 꼬꼬면의 인기 때문에 앞당겨졌던 것은 맞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꼬꼬면은 ‘증설의 저주’의 대표적 예시로 종종 거론되는 팔도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밝혔다.

 

이후 앵그리 꼬꼬면, 볼케이노 앵그리 꼬꼬면 등 후속작이 나왔지만 반응이 신통치는 않았다.

 

꼬꼬면을 마트에서 보기 어려워지자 ‘반짝 인기 후 단종됐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생산이 중단됐던 적은 없다. 꼬꼬면은 인기 하락 후에도 2019년까지 연 300만봉가량 꾸준히 팔려나갔다.

 

그랬던 꼬꼬면이 2020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수요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30일 충남 아산의 KTX천안아산역 인근 한 대형마트 앞에서 포켓몬 빵 구매를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지난해엔 꼬꼬면 출시 10주년을 맞아 패키지와 맛이 리뉴얼됐다. 닭고기 콘셉트를 강화해 국물맛이 진해졌고 포장은 꼬꼬면 열풍 당시 향수를 자극하도록 바뀌었다.

 

대대적인 홍보는 없었지만 리뉴얼 후 판매량은 계속 오름세다. 올해 1∼3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팔도 관계자는 “꼬꼬면 판매가 2020년부터 다시 오르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모습”이라며 “지난해 10주년 리뉴얼 효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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