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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ICBM 발사 도발 초읽기… 안보 리더십 시험대 선 尹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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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11 23:00:52 수정 : 2022-03-11 2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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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모라토리엄 폐기 임박” 판단
레드라인 넘으면 파멸의 길 걸을 것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 다져야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방송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2020.10.10. photo@newsis.com

북한이 정권교체기를 틈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노골화하고 있다. 한·미 국방부는 어제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쏜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신형 ICBM 시험 발사”라며 “최대사거리 시험을 앞두고 성능을 시험한 것”이라고 했다. 한·미가 정보판단을 공개한 것은 드문 일로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이 시험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7’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때 처음 선보였는데 다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최대 사거리가 1만3000~1만5000㎞에 달한다. 최대 사거리로 발사하면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 미국이 어물쩍 넘어갈 리 없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삼아온 북한의 모라토리엄(핵실험·ICBM 시험발사유예) 폐기가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추가제재를 예고했다. 한·미의 경고에도 북한의 폭주는 멈출 기미가 없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확장하라”고 지시했다.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 중순 김일성 생일(태양절) 전후 ICBM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ICBM 도발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파산을 의미한다. 문정부는 지난 5년간 북한의 기만적인 비핵화 쇼에 현혹돼 대북 저자세와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고 중국의 한반도 입김을 키우는 우를 범했다. 그 사이 북한은 핵·미사일 기술과 역량을 가공할 수준까지 고도화한 게 아닌가.

북한은 남한의 정권교체 때마다 무력 도발수위를 높이는 벼랑 끝 전술로 제재완화와 보상을 챙기려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했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수가 뻔히 보이는 상투적 수법을 언제까지 반복할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도발에는 어떤 보상도 없을 것이고 레드라인을 넘으면 파멸을 재촉하는 초강도 제재가 뒤따를 것임을 북한은 유념해야 한다. 핵보유국의 헛된 꿈을 포기하고 대화와 협상의 마당으로 나오는 것만이 살 길이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안보 리더십을 발휘해 대북정책기조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미 국무부는 “윤 당선인과 협력의 최우선 순위는 북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어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 관련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위기를 계기 삼아 한·미동맹을 정상화하고 한·미·일 안보 공조도 다지기 바란다.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단호한 대처와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과격한 발언으로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거나 주변국 간 오해와 갈등을 키워서는 안 될 일이다. 현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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