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육·가공육 많이 먹으면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 3배 높아”
“적색육 조리 도중 유해물질 생성, 헴(hem)철 등 원인 추정”

소고기·돼지고기 등 붉은색 살코기와 햄·소시지 등 가공육을 많이 먹으면 비(非)알콜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란 국립영양식품기술연구소 아지타 헥맛두스트 박사팀은 ‘Red and Processed Meat Intake in Relation to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Risk: Results from a Case-Control Study(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위험과 관련된 적색육 및 가공육 섭취: 사례 대조 연구의 결과)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란 테헤란 간 클리닉을 찾은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 196명과 지방간이 없는 사람 803명 등 총 999명을 대상으로 적색육·가공육 섭취와 알콜성 지방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하루 적색육 섭취량에 따라 ▲1그룹(15.2g 미만) ▲2그룹(15.2∼28g 미만) ▲3그룹(28∼43.7g) ▲4그룹(43.7g 초과) 등으로 나눴다.
그 결과, 적색육을 가장 많이 먹는 4그룹의 비알콜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가장 적게 먹는 1그룹보다 3.7배 높았다.
연구팀은 다시 하루 가공육 섭취량에 따라 ▲1그룹(0.36g 미만) ▲2그룹(0.38∼2.38g) ▲3그룹(2.38∼6.58g) ▲4그룹(6.58g 초과) 등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가공육을 많이 먹는 것도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그룹 대비 3그룹과 4그룹의 비알콜성 지방간 발생 위험은 각각 2.4배·3.3배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적색육과 가공육의 섭취는 비알콜성 지방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적색육과 가공육을 적게 섭취하면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이 특별히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적색육이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을 왜 올리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적색육을 조리하는 도중 ‘HCA’란 유해물질이 생기기 때문일 수도 있다. HCA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적색육의 높은 ‘헴(heme) 철’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적색육에 풍부한 헴 철은 빈혈 예방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가공육의 보존에 사용하는 아질산염·질산염이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을 촉진하는 니트로스아민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적색육에 든 포화지방은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임상영양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임상 영양 연구’(Clinical Nutrition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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