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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크라이나 사태 틈타 탄도미사일로 다시 도발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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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27 23:29:48 수정 : 2022-02-27 23: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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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발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이 지난 1월 30일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잠잠하던 북한이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참은 어제 “27일 오전 7시 52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고도 620㎞로, 300㎞ 정도 날아갔고, 낙하한 곳은 북한의 동쪽 해안부근”이라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28일 만이다. 올 들어서만 8번째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엄중한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번에도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 안이한 안보인식을 드러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지금을 도발의 타이밍으로 잡은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작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소형 경량화된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거리 확보 등 전략무기 개발, 극초음속미사일, 수중 및 지상발사 고체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북한이 최근 보여준 무기 기술 수준은 목적지가 멀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어제 도발은 1984년 미국·영국·러시아가 안전보장을 약속한 ‘부다페스트 조약’을 믿고 핵무기를 포기했다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지금의 우크라니아’ 신세가 되지 않겠다는 선언일 수도 있다. 북한 이슈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대미압박과 함께 한국의 3·9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을 것이다.

북한은 그간 한·미의 대선 등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전략적 도발을 반복해왔다. 2012년 12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는 사거리 1만㎞가 넘는 은하3호를 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전에는 3차 핵실험도 감행했다. 4월에는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4개월 뒤엔 6차 핵실험을 하고선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북·중·러가 밀착 움직임을 보이는 점을 가볍게 봐선 안 될 일이다. 북한의 어제 도발과 추가 도발은 한반도 신냉전 구도 가능성을 짙게 만들 것이다.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철회 선언을 한 북한이 무력시위의 한계선(레드라인)을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북한은 파국을 맞게 될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는 급변하는 국제안보 질서를 예의주시하면서 북한의 도발 등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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