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선관위 현수막 문구 이중잣대 논란, 공정선거 할 수 있겠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2-22 23:21:49 수정 : 2022-02-22 23:21: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민심은 누구에게'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1일 대구 시내에 설치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벽보를 지나가던 한 시민이 유심히 보고 있다. 2022.2.21 psjpsj@yna.co.kr/2022-02-21 16:52:23/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선거관리위원회의 대통령선거 현수막과 캠페인 문구에 대한 이중잣대와 허술한 벽보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선관위는 최근 대선 현수막·피켓에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세력들에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사용을 허가했다.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무당도 모자라 신천지가 웬말이냐’는 표현도 가능하다고 했다. 누가 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침소봉대식 주장들인데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선관위의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선관위가 표현의 자유를 내걸어 ‘무속’과 ‘신천지’ 표현을 허용한 것처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한 것을 현수막에 넣어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대장동 그분은 이재명’이라는 현수막도 문제가 없는 것이냐는 얘기도 나왔다.

선관위는 그간 여당에 유리한 판단을 해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0년 4·15총선 때는 야당의 ‘민생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 ‘거짓말 OUT 투표가 답이다’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피켓을 불허했다. ‘민생파탄’은 현 정권을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은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의 거짓말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선관위는 민주당의 ‘100년 친일청산 투표로 심판해주세요. 그래야 70년 적폐가 청산됩니다’라는 문구는 과거를 모두 아우르는 표현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반면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는 ‘보궐선거 왜 하죠?’, ‘보궐선거비용 국민혈세 824억원 누가 보상하나’ 등의 캠페인을 “선거법 위반”이라고 했다. 한쪽으로 기운 선관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판단 결과가 그때그때 다르니 기준이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최근 광주와 대구, 부여에서 각각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벽보가 누락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것도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선관위가 투·개표 관리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 않아도 선관위는 위원 대다수가 친여 성향이어서 중립성을 의심받는 처지다. 선관위 관계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존재이유부터 물어봐야 할 것이다. 선관위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