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나랏빚 증가 속도 최고인데 대선공약에 수백조 쓰겠다니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2-18 00:07:04 수정 : 2022-02-18 00:07: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경연 “한국, OECD 1위 전망”
李·尹, 재원조달 방안은 제시 못해
무책임한 ‘매표’ 포퓰리즘 멈춰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非)기축통화국 17개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2026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47.9%에서 66.7%로 18.8%포인트 급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캐나다, 아이슬란드, 헝가리 등 다른 비기축통화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평균 1.0%포인트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가부채 비율 순위도 비기축통화국 17개국 가운데 2020년 9위에서 2026년 3위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걱정되는 건 무서운 증가 속도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나라들 가운데 한국의 나랏빚 증가 속도가 1위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이런 경고가 나오면 대선 후보들은 이를 제어할 방안을 내놓아야 마땅하다. 외려 막대한 재정지출이 필요한 선심성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데 임기 5년 동안 드는 비용을 각각 ‘300조원 이상’과 ‘266조원’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1인당 기본소득 연 100만원 등의 공약을 내놓은 이 후보는 우선순위별 소요 재원은 세부 공약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재원은 종료 사업·유사 사업을 통폐합하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비해 세출예산을 절감하고, 추가 세입으로 해당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병사 월급 200만원 등의 공약을 제시한 윤 후보는 세출 절감 150조원, 추가 세입 116조원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세출예산 절감 등 원론적이고 막연한 방안을 나열했을 뿐이다.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공약에 구체적 계획이 있을 리 없다.

지난해 나라 살림이 3년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처음이다. 어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총지출이 역대 최대 규모인 600조원대에 이르면서 30조원(잠정치) 재정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이·윤 후보가 내건 공약들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된다고 해도 차기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라 곳간 사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들은 국가부채를 급증시키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경쟁을 멈춰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