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장하성 동생 펀드’로 팔렸는데 장 대사는 책임 없다니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2-10 23:31:04 수정 : 2022-02-10 23:31: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장하성 주중한국대사. 연합뉴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와 김상조 전 대통령 정책실장이 장 대사의 동생이 만든 사기성 사모펀드에 거액을 투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그제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를 소환조사하면서 뒤늦게 확인됐다고 한다. 2017년부터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디스커버리펀드는 2019년 4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었다. 투자자들에게는 지난해 4월 기준 2562억원의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장 대표는 이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알고서도 판매를 강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닮은꼴이다.

이 사모펀드에 장 대사는 대통령 정책실장 취임 직후인 2017년 7월 부인과 함께 60억여원을, 김 전 정책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직후였던 같은 달 4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두 사람은 이 펀드 투자와 관련해 연루 의혹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펀드 투자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를 했다는 건 인정했지만 위법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직자윤리법에 고위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국가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고위공직자가 현직에 있으면서 사모펀드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건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

사모펀드는 불특정 다수 투자자가 돈을 넣는 공모펀드와 달리 소수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특정 목적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따로 투자한다. 대부분 고수익 고위험 구조다. 두 사람은 만기 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에 투자한 일반인 펀드 피해자들과는 달리 중도에 입출금이 자유로운 ‘개방형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부실이 불거지기 전 두 사람이 일반 투자자와 달리 손실을 회피하거나 투자금을 보전받았을 개연성이 없지 않을 것이다. 만약 사실로 드러나면 불법적인 특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디스커버리펀드는 신생 운용사가 처음 내놓은 사모펀드임에도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밀어줬고, 시중에선 ‘장하성 동생 펀드’라며 팔려나갔다.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핵심 인사였던 장 대사가 개입하지 않고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건 합리적 추론이다. 두 사람이 구체적인 환매 시점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내부정보 이용 의혹도 일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사기 펀드에 연루된 고위급 인사가 더 있는지 등의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